카카오엔터, '각자 대표 체제'서도 커진 이진수 존재감 [콘텐츠업 리포트]②연륜의 김성수 대표, CAC센터장 맡으며 중요성 '부각'
김슬기 기자공개 2022-02-15 14:31:12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흥행 연타석을 치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제작사를 보유, 다작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곳도 있다.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사업구조와 강점, 향후 사업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도 규모가 큰 기업 여러 곳이 합쳐졌다. 이 때문에 단독 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 체제를 가져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를 이끌던 이진수 대표와 카카오M을 맡았던 김성수 대표가 주인공이다.각자 대표지만 최근 스토리 부문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합병 당시에는 카카오페이지에 비해 카카오M의 외형이 더 컸다. 대신 김 대표는 공동체 내 최연장자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영향력을 발휘할 계획이다.
◇ 이진수 대표, 카카오와 10여년 넘게 이어온 인연
이 대표는 카카오 내에서 웹툰·웹소설 중심의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일궈낸 핵심인물이다. 1973년생인 그는 1999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 P&G 어시스턴트 브랜드 매니저(Assistant Brand Manager), IBM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이후 프리챌과 NHN 등을 거쳤다. 2003년 NHN에 합류하면서 김범수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NHN 글로벌 사업기획그룹 그룹장, NHN USA 영업본부 실장, 네이버 마케팅센터 센터장 등을 거친 후 2010년 7월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설립했고 당시 김 의장이 지분 50%를 투자했다. 2013년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후 포도트리가 외부 투자를 받으면서 김 의장 지분율이 28.6%까지 희석됐다.
2015년 김 의장이 본인의 지분을 카카오에 무상증여하고 카카오는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포도트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 대표는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수익 기반을 만들었다. 2016년 매출 640억원,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0년 매출 3591억원, 영업이익 407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별도로 가져가기 보다는 합병을 통해 사업 효율화를 꾀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상장주관사 등을 모두 선정하는 등 기업공개(IPO) 준비를 해왔으나 다른 계열사 상장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밸류업에 대해 여러 논의가 있었고 합병이 결정된 것이다.
당초 계획과는 달라졌지만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세 곳을 인수하는 데에 9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았다. 현재 카카오엔터의 원천 스토리 IP는 8500개를 넘는다.
현재 카카오엔터 기업가치 10조원 중에서는 절반 가량이 카카오페이지와 웹툰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과거 이 대표는 슈퍼 IP를 기반으로 마블 위상을 넘어서고 싶다고 밝혔던만큼 그의 꿈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또 해외시장 내 영향력에 따라 그의 입지 역시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 김성수, 콘텐츠 전문가에서 CAC센터장까지 존재감 확대
김 대표가 카카오 공동체에 합류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그가 2019년 카카오M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카카오M은 2018년 8월 카카오에서 음악플랫폼 멜론을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분사해 설립됐다.
그는 1962년생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부흥을 이끈 인물이다. 1990년 제일기획에 입사했고 1994년 투니버스에 합류, 1995년 방송본부장으로 활동했다. 2000년 온미디어 대표이사 등을 지냈고, 온미디어가 CJ그룹에 인수되면서 이후 옛 CJ E&M(현 CJ ENM) 방송사업부문 대표를 지냈다.
그는 CJ ENM이 콘텐츠 왕국으로 만들어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가 대표로 재직할 당시 '슈퍼스타K',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드라마 '미생'·'응답하라 1988' 등 히트작을 쏟아냈다. 케이블 방송이지만 지상파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설립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2018년 7월 CJ ENM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카카오M으로 합류했다. 카카오 측은 그의 다양한 경험이 향후 콘텐츠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합류 후 BH·제이와이드·레디엔터테인먼트 등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고 사나이픽쳐스, 월광 등 영화사 인수도 이뤄졌다. 그의 손을 통해 'IP→배우→제작→유통'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사업적인 부분 외에도 올해 그에게는 중책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CAC)장이다. CAC는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사세가 커짐에 따라 만들어진 컨트롤타워라고 볼 수 있다.
그는 공동체 내부 CEO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로 현재 카카오 성장통을 해결할 적임자로 판단했다. 그가 가진 대기업 DNA가 사업적인 부분 외에도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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