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회생절차 '코스온' 장부가 0원 처리 2015년부터 430억 투자, 작년 말 지분법 적용 제외…경영 정상화 방안 관심 쏠려
신상윤 기자공개 2022-03-31 10:16:1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전문기업 '코스온'이 최대주주 유한양행 장부상에 전액 손실로 처리됐다. 유한양행은 코스온에 대한 장부가액을 0원으로 조정하며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다. 유한양행은 코스온에 43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코스온이 누적된 경영 악화로 인해 매각 작업도 무산됐고, 최근 상장폐지 기로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온이 이달 중순 경영정상화를 위한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 시작한 만큼 향후 유한양행의 대주주 지위 변화에도 눈길이 쏠린다.
코스닥 상장사 코스온은 지난 23일 2021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이 표명됐다. 외부 감사인 서우회계법인은 충분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계속 기업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이유 등을 의견거절 근거로 들었다. 코스온이 2020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도 의견거절이 표명됨에 따른 기초 재무제표 확보 제한도 원인이 됐다.
이와 함께 코스온은 2021년 사업연도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비적정' 의견이 제시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도 추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올해 4월까지 개선 기간을 받은 코스온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누적되고 있다.
그러나 대외 환경도 코스온에 밝지만은 않다. 화장품 OEM·ODM 사업이 주력인 코스온은 중국 시장 회복이 더디고 코로나19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를 타개하고자 공개 매각 절차를 밟아 의류 전문기업 '호전실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최종 인수는 무산됐다.
현재 코스온은 공개 매각 대신 이달 중순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 17일 법원이 재산 보전 처분 신청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결정하면서 회생절차가 본격화했다. 다만 코스온의 기업가치는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다. 코스온은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316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5.6% 줄었고, 영업손실은 2.1%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도 36.6% 줄어든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이 코스온 장부가액을 재무제표상 0원으로 처리했다는 부분이다. 2015년 11월 코스온에 150억원을 투자한 지 6년 만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10월 코스온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추가 출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해 연말 기준 유한양행은 코스온의 장부가액을 41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2019년부터 코스온 지분에 대해 220억원을 손상차손 인식하는 등 매년 장부가액을 낮춰왔다. 유한양행은 그해 10월 30억원 규모의 코스온 12회차 전환사채(CB)를 추가 인수하기도 했지만 연말 코스온 장부가액을 193억원으로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코스온 장부가액을 93억원으로 평가했으며, 이윽고 연말에 0원으로 조정했다.
사실 유한양행은 코스온 최대주주에는 올랐지만 영향력은 미미했다. 경영권도 확보하지 못했고, 이사회 내 영향력도 크지 않았다. 이번 장부가 조정을 통해 사실상 사업적 협업을 비롯해 투자금 회수 등도 어렵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표한 유한양행의 주요 IR 자료에서도 주요 투자 기업 명단 내 코스온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기업 회생절차를 밟는 코스온에 유한양행이 추가 지원에 나설지 관심사다. 일각에선 기업 회생절차를 통해 감자 등의 절차를 밟은 뒤 투자자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최대주주인 유한양행과 경영권을 쥔 이동건 대표(9.5%)의 감자 비율 등이 변수다. 이후 이어질 증자 절차에선 유한양행을 비롯해 제3의 투자자 등장 여부가 코스온 회생절차를 종료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 코스온에 대한 장부가액은 0원으로 조정됐으며, 최근 법원 회생절차를 밟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직 코스온에 대한 투자 등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desk]'부동산 PF' 누가 떠안을 것인가
- [건설리포트]삼성물산 건설부문, 분기 최대 영업이익 달성
- [2024 건설부동산 포럼]"부실 PF 분산·유동성 지원책 필요, 세제 혜택도 해법"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개발 사업 본PF 전환 '첫발'
- [디벨로퍼 리포트]일레븐건설, 주춤했던 외형 성장 다시 '기지개'
- [건설리포트]주택 키운 제일건설, '실적·재무' 두토끼 잡았다
- 서희건설, 오너 지배력 강화 '애플이엔씨·자사주' 투트랙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우원개발, 부동산 개발업 재시동 '차입 활용' 속도
- 역대급 실적 '엠디엠그룹', 현금성 자산 4000억 웃돈다
- 우원개발, 원가율 부담 속 '재무통' 이사회 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