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까진 '삼성전자 같은 재벌을 왜 지원하느냐'는 목소리가 큰 게 사실이죠."국회 반도체 특별위원회에 몸담았던 한 의원실 보좌관은 이렇게 얘기했다. 윤석열 새 정부가 아무리 반도체 육성책을 밀어붙여도 현실적으로 지금과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는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안 됐는데 윤석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건다고 해서 민주당이 받아주겠느냐"는 것이다. 여야가 세액공제, 인재 양성책 같은 입법 사항을 논의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왜 특혜를 줘야 하느냐'는 논리를 이기기는 힘들다는 게 말의 요지다.
다른 의원실 보좌관은 이런 얘기도 전했다. 반도체 지원 관련 법을 논의하던 비공개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삼성전자 관계자에 "우리 지역구에 공장을 세우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요구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같은 재벌에 대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 없다면서도 대규모 공장은 유치하려는, 삼성에 대한 정치권의 이중적 태도다.
새 정부가 '반도체 초강국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데 대해 업계 일각에서 기대보단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인수위원회는 반도체 업계가 요구해온 구인난 해소, 규제 완화, 세액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정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가능한 것도 있지만 국회의 입법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 많다.
현 정부 역시 반도체 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나 막상 입법 과정에서 '반쪽짜리'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월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이 통과될 때 이미 경험했다.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규제 해소'는 현 정치 구도 속에서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를, 첨단산업 R&D 인력 52시간 탄력근무제 도입은 노조를 설득하기 어렵다.
새 정부가 들어서도 지금의 여대야소의 지형은 그대로다.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과 SK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재벌 특혜'라 안 된다는 논리도 여전히 국회에서 다수의 힘을 갖고 있다.
이러면 새 정부가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지원책을 짠다고 해도, 국회 문턱에서 '용두사미'가 될 건 뻔하다. 반도체 업계가 가장 절실하고 시급하게 요구하는 안의 빠른 입법화는 어렵고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제공하는 지원 수준에 한참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도체 육성책은 이제 삼성과 SK라는 초일류 대기업을 지원하느냐 아니냐를 넘어 국가의 '반도체 방패'를 얼마나 탄탄하게 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정치권이 경제권력에 대해 엄격하게 감시할 건 하고 지적할 건 하되, 격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 우리가 나가야 할 길만큼은 냉철하게 판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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