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F&I, 산뜻한 출발…연초 공격적 영업 눈길 1분기 중 약 1300억 투자…유암코 이은 큰손 등극
한희연 기자공개 2022-03-31 08:13:5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목표로 올초 출범한 우리금융F&I가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아직은 코로나19 대비 지원정책 지속 등 영향으로 국내 담보부 부실채권(NPL) 시장이 잔뜩 축소된 상황인데, 앞으로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금융F&I가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1분기중 우리금융F&I는 미상환원금잔액(OPB) 기준 1361억원의 NPL에 투자했다. 우리금융F&I는 총 4곳의 NPL 입찰 기회에 응찰했는데 이중 2개에서 낙찰받았다고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매입 NPL 매각건에서 약 500억원, 기업은행의 NPL 매각건에서 약 800억원을 낙찰받았다.
1분기 NPL 시장에서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1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가장 큰 손으로 기록됐다. 우리F&I는 유암코의 뒤를 이으며 2위 투자자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연간 NPL 투자규모 2위를 하나F&I가 차지했었다.
우리F&I는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새로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준비과정을 통해 올초 본격 출범했다. 원래 우리금융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NPL 전담회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금융 해체 과정에서 이를 팔았다. 이 회사가 현 대신F&I다.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8년만에 다시 NPL 전담회사를 설립, 이 시장에서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의 은행의 대출만기 연장조치가 종료되면 NPL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이 시장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에 우리종합금융이 NPL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전문 투자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NPL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였다.
우리금융F&I는 초기 자본금도 2000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이는 다른 회사보다 공격적인 수준이다. 2020년말 출범한 키움F&I는 자본금 200억원으로 시작했다. 이같은 시작으로 미뤄보아 우리금융F&I는 초반부터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돼 왔다.
실제로 올초 4건의 입찰에 응찰해 이중 절반인 두건을 성사시켰다는 점은 우리금융F&I의 공격적 영업을 방증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적어 일단 물량을 다수 확보해 확고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NPL 시장은 최근 몇년간 축소를 거듭해 왔다. 2017년 4조8000억원 대였던 시장은 지난해 2조9000억원 대로 줄었다. 이는 정책적 영향 때문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금융지원책 중 하나로 원리금 상환 유예를 단행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은행들이 담보부 NPL 매각규모를 줄이며 전체시장 규모가 줄었다. 금융지원책은 올해 3월까지가 기한이었으나 최근 한차례 더 연장돼 9월까지 이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지원 정책이 풀리면 그동안 대기했던 NPL 물량이 한번에 풀리며 공급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 시기는 올해 상반기 쯤으로 예상됐고 이에 전업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전열을 정비하고 치열한 경쟁을 준비해 왔다. 우리금융F&I 등 신규플레이어 출현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둔 결정이었다.
정책 변경 시점이 조금더 뒤로 됐지만 언젠가는 턴어라운드 시점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따라서 물밑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올해 투자자들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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