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토목 '흐림' 플랜트 '맑음' ⑧SK하이닉스로부터 공사비 대거 수령…UAE M프로젝트 공사 지지부진
이정완 기자공개 2022-04-29 07:33:14
[편집자주]
한동안 잠잠했던 미청구공사 이슈가 다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사 재무 여건이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긴 하지만 과거 일부 사업장 한두 곳의 부실로 크게 망가졌던 경험을 감안하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건자재값 상승에 시달린지 오래된 데다가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더해져 변수도 커졌다. 이 탓에 악재가 현실화된 곳도 더러 감지된다. 더벨은 건설사 미청구공사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았던 플랜트 사업에서 대거 공사비를 회수한 덕이다. 다만 2020년 아랍에미레이트(UAE) 프로젝트 탓에 원가 부담이 크게 증가한 토목 사업 부문 미청구공사 규모는 지난해에도 별다른 개선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지난해 SK에코플랜트 미청구공사는 703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13%를 차지했다. SK에코플랜트의 시공능력평가는 10위권이지만 미청구공사 규모는 상위 5개사 평균인 매출액 대비 14%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2020년 이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9년까지 4943억원으로 매출의 7% 수준이었으나 2020년 9645억원로 급증하며 매출액 대비 15% 수준까지 높아졌다.
2020년 미청구공사 급증 배경에는 플랜트 사업이 있다. 당시 플랜트 부문 미청구공사는 5870억원으로 전년 2141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맡긴 공사에서 발생해 회사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공사비 2조원 규모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6 PH-1 프로젝트를 발주했고 SK에코플랜트가 수주했다. 공사 진행률이 96%에 도달한 2020년 말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로부터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는 4170억원이다.
M16 PH-1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가 1089억원으로 줄며 공사비를 대거 회수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플랜트 미청구공사는 3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줄었다. M16 PH-프로젝트는 지난해 준공된 만큼 아직 받지 못한 1000억원 역시 서둘러 모두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전히 플랜트 사업 미청구공사 규모가 전체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크지만 회사의 고민은 인프라(토목) 사업이 보다 크다.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 핵심 고객인 SK하이닉스는 주로 조 단위 공사를 발주하기 때문에 공사 진행 과정에서 미청구공사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토목 사업은 다르다. 가뜩이나 원가율이 좋지 못한 사업이었는데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청구공사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9년 1031억원이던 토목 미청구공사는 2020년 1772억원, 지난해 2399억원까지 증가했다.
미청구공사 규모 확대는 UAE 공사에 원인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17년 UAE 국영석유회사(ADNOC)으로부터 알 만도스 원유비축기지 프로젝트(M 프로젝트)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주 초기였던 2018년 공사 도급액은 1조2873억원이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서 공사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기 지연에 따라 비용 부담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2019년 말 공사 진행률 30%, 미청구공사 58억원으로 순항하던 M 프로젝트는 2020년 말 공사 진행률 44%, 미청구공사 64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토목 사업 공사수익과 공사원가를 새롭게 추정했는데 매출로 인식할 수 있는 추정 총 공사수익은 1483억원 증가한 반면 추정 총 공사원가는 4680억원 늘어났다. 그 해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토목 사업 경우 2021년 원가 증가분이 수익 증가분을 뛰어넘었다.
M 프로젝트에서는 지난해에도 큰 폭의 원가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M 프로젝트 미청구공사는 1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공사 진행률도 65%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공사 초기 올해 7월로 예상했던 준공 시점은 내년 10월까지 미뤄진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M 프로젝트 공사 도급액을 1조5670억원까지 증액했다. 토목 원가 개선을 위해선 더 이상의 공사 지연 없이 정해진 기한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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