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전기차 퍼스트 무버', 현실이 되다 아이오닉5 올해의 차 선정, E-GMP 개발 집중…미국 현지 생산 본격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2-04-15 13:32:4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4일 12: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차 시대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있습니다.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합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18~2020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심장부' 남양연구소에 종종 방문했다. 그때마다 이 같이 말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곤 했다. 당시는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에 집중하고 있던 때다.
정 회장에겐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기가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될 거란 믿음이 있었다. 이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당부로 이어졌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자신감도 충만했다. 몇 년 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가 13일(현지시간)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됐다. 앞서 지난 2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한 데 이은 쾌거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전 세계를 향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기차 경쟁력을 증명해보인 셈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한층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전용 플랫폼 E-GMP가 밑바탕이 됐다. 아이오닉5와 EV6, GV60 모두 E-GMP가 적용된 모델이다. 여기엔 정 회장의 뚜렷한 신념과 확고한 의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E-GMP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처음엔 내부에서 개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렸고 중간 중간 고비도 있었다. 그때마다 정 회장은 흔들림 없이 결단을 내렸다.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하는 등 진행 과정을 살뜰히 챙겼다.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없인 전기차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경쟁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도 적극 적용하라고 주문했다. 고객들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차별화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복안이었다. 이 경우 일부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 등이 불가피했지만 정 회장은 개의치 않았다. 그보단 디자인과 편의사양, 파워트레인 등에서 기대를 뛰어 넘는 기술과 품질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GMP에 탑재된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18분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등이 대표적 산물이다. E-GMP는 처음 개발 돌입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정 회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 결과 최적화된 설계와 구조를 통해 전기차의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혁신에 미치는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글로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시상식에서 정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수상자로 호명했다.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산업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업계 리더에게 주는 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 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총 7만6801대로 전년 동기(4만4460대)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155%, 해외에서 52% 늘었다.
전기차 생산기지 확대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를 양산하기 시작한데 이어 연말부터 GV70 전동화 모델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한다. 미국 등 주요 수요시장 중심으로 전용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수요 대응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이 더욱 용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를 판매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 2030년 120만대를 판매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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