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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테우스운용, 제2의 위례호반써밋 갈등 한복판 서나 ①성남 고등지구 제일 풍경채 아파트, 임차인과 분쟁

이돈섭 기자공개 2022-04-27 07:46:04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0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를 놓고 임차인과 전문사모펀드 운용사인 메테우스자산운용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제2의 위례호반써밋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테우스운용이 시행사로 참여하고 있는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에서 임차인들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메테우스운용이 민간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아파트를 조기분양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분양가가 턱없이 높다는 이유다.

양측의 분쟁은 성남 위례지구 호반써밋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민간임대주택 정책 허점이 표면화된 것은 성남 위례지구 호반써밋에서였다. 시행사 호반산업이 분양전환 과정에서 제시한 분양가가 임차인들의 당초 기대치보다 턱없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적정 분양가 수준을 놓고 임대인·임차인 간 갈등이 깊어졌다.

호반써밋 사태의 문제 중 하나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법상으로는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호반써밋 사태가 일단락되기 전에 최근에는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에서 같은 양상의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위례지구와 고등지구 갈등 양상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행 민간임대주택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임대주택은 민간사업자가 정부와 해당 지자체 인센티브 일절 없이 개발 전 과정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이후 건설과 분양 등도 주도한다.

해당 정책을 마련한 주체는 박근혜 정부다. 2015년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기업형 임대주택을 공급키로 한 것. 이른바 뉴스테이 정책이다. 민간사업자는 공공택지를 개발한 뒤 의무 임대기간을 채우면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뉴스테이 정책은 임대료 상승률을 최대 연 5%로 설정하고 입주기간을 보장했기 때문에 당시 극심한 전세난에 허덕이던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시행사는 공공택지를 개발하고 의무 임대기간 동안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분양전환 이후 시세차익도 남길 수 있었다.

호반산업은 LH에서 성남 위례지구 A3-5블록을 매입해 민간임대주택 개발에 나섰다. 당초 일반분양 용도로 택지를 매입했지만 2018년 4년 임대 후 분양 모집을 승인받아 2020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민간임대주택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5년 분양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 정부가 다주택자와 법인이 누리는 혜택을 문제 삼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0년 7·10대책을 통해 4년 단기 임대주택과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고 법인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크게 높였다.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 전경

이미 등록된 임대주택은 의무임대기간 만료 후 소멸케 했다. 기존 건설임대주택의 경우 임대 계약이 남았다면 임대 의무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임차인 동의만 받으면 분양전환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당시 국내 주택가격은 급격하게 오르는 추세였다.

호반산업은 주택가격 상승 추세와 종부세 부담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조기 분양전환에 나섰다. 호반산업 측은 호반써밋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입주 전부터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분양가 급등을 우려해 조기 분양전환을 요구해온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분양가였다. 호반산업이 제시한 분양가는 101㎡ 12억900만원, 109A㎡ 13억700만원, 109B㎡ 13억700만원 등으로 임대차 보증금과 비교해 적게는 5억8900만원 많게는 9억3900만원 높았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갑자기 수억원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차인들은 하남시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아직 분쟁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인근에 위치한 성남 고등지구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시행사와 임차인들이 분양전환에 따른 분양가 책정을 놓고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는 성남 고등지구 S-1 블록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3만2644㎡(9875평)이며 공급면적은 6만62㎡(1만8169평)이다. 지하2층~지상15층 규모로 준공됐다. 공동주택 9개동 543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전용면적은 84㎡다.

해당 아파트 단지 시행사는 성남고등에스1PFV다. 디벨로퍼 HMG가 지분을 95%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5월 메테우스자산운용이 '성남고등지구 제일풍경채 부동산투자신탁' 펀드를 통해 지분 95%를 매입했다. 펀드 신탁사는 NH투자증권이다.

메테우스운용은 여전히 대다수 임차인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까지 기존 임차인 대상 분양전환 신청 절차를 진행했다. 메테우스운용 관계자는 "턱없이 낮은 분양가를 제시하는 임차인들은 현재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호반써밋 사태와 고등지구 사태의 공통된 이슈는 결국 분양전환 가격"이라며 "민간임대주택 개발의 근거가 되는 특별법에서 의무임대기간 이후 분양전환 시 가격책정 방법 근거를 명시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양전환 시점에서 싸게 사려는 임차인과 비싸게 매각하려는 임대인 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새정부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 간 갈등해소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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