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초'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상당히 매력적인 타이틀 중 하나다. 이 한 단어만으로 자신이 한 산업의 선구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 최초를 가진 이에게는 신뢰, 명예, 선점효과 등이 따라붙지만 그만큼 견뎌야 할 무게도 늘어난다.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이 그 무게에 힘겨워하고 있다. 코빗은 최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사명 두글자를 각인시키지 못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거래소를 꼽으라면 업비트 또는 빗썸을 떠올리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심지어 빗썸이 최초의 거래소인 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2013년 세워진 코빗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 태동을 함께한 유일한 존재였지만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며면서 자리를 내어줬다. 현재는 점유율 소수점 대에 머무는 처지다. 유례없는 시장 호황이었던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5위 사업자인 고팍스보다도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운영 전망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가상자산 투자 인구가 급증한 지난해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코빗은 이를 살리지 못했다. 내부에서 마저 "올해는 흑자를 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아쉬운 소리가 나왔다.
코빗의 성장이 멈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업계는 후발주자들이 자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를 유치하는 데는 관대했지만 코빗이 같은 행동을 할 경우 "최초 거래소답지 못한 행동"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람들의 기대가 코빗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업비트와 빗썸이 200종에 가까운 알트코인을 대거 상장하고 또 상장폐지하면서 사세를 확장할 때 코빗은 보수적인 상장 기조를 유지했다. 신규 고객 유입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그러나 코빗은 올해 들어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를 짓누르던 최초의 무게를 내려 놓으면서 환골탈태 중이다. 수수료 무료, 거래 대금 페이백, 원화 예치에 대한 보너스 지급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신규 종목 상장 주기도 부쩍 빨라졌다. 오히려 다른 거래소에는 업는 탈중앙금융(디파이) 관련 코인들을 상장하면서 유니크함을 더했다. 87년생 젊은피인 오세진 대표의 센스가 빛을 볼 시기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코빗은 최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했고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코빗이 그동안의 설움을 딛고 화려하게 왕좌에 귀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알을 깨고 나온 그들의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MBK, '몸값 2조' 지오영 인수 SPA 체결 임박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노윤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크립토 컴퍼니 레이더]현금실탄 확보한 H랩, 블록체인 사업 확대 박차
- 비상장 선학개미의 '주주권리'
- 카카오, 브레인에 360억 투입 'LLM 연구 지원'
- [Company Watch]마케팅 힘썼던 코빗, 적자 지속 탓 '빡빡한' 곳간 관리
- SKT, 인도·동남아 시장에서 '메타버스' 활로 찾는다
- 매출 늘린 고팍스, 남은 과제 '부채 해결'
- 고팍스, 주요주주 'BF랩스' 의견거절…'악재 겹쳤다'
- 방향타 잡힌 해시드, 흑자 볕든 자회사들
- [Company Watch]코인원, 지속된 적자에 깊은 고민…돌파구는 '이벤트'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자체 생태계 꾸린 MDS테크, '레드오션' 속 경쟁력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