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계에 선 두나무]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불확실성 해소 첫 걸음될까④지금까지 규제는 산업 이해도 결여돼…개선 가능성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2-05-10 14:21:49
[편집자주]
두나무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은 가상자산업계에 두 가지 신호를 줬다. '재벌기업'이 나올 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커진 것과 이제는 정부 규제가 본격 적용된다는 점이다. 급성장하는 가상자산사업자들 앞에는 어떤 통제와 리스크가 다가오는 것일까. 이전 IT대기업들의 사례에 비춰 두나무가 겪을 규제위험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6일 09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두나무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선정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이해도가 결여된 정책과 판단이란 지적과 함께 업계 고심이 깊어졌다. 가상자산거래소뿐 아니라 투자사인 해시드, 메타버스 개발사 등 가상자산과 관련한 다양한 유형의 기업이 성장 중이지만 규제 때문에 성장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이런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블록체인 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 사업자들은 각종 규제에 부딪히면서 산업발전 격차가 벌어진다는 걱정이 나오는 중이라 새 정부의 업권법 제정에 눈길이 쏠린다.
◇스타트업 장점 발휘하기 힘들어져…진입 장벽 높아진다는 우려도
두나무 대기업 지정을 두고 업계에선 산업이 충분히 성장하기도 전에 규제부터 받게 돼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고객 예치금을 제외한 두나무 자체 자산은 4조 가량이다. 규모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가깝지만 업력으로는 여전히 스타트업이다. 이제는 스타트업의 장점인 빠르고 과감한 사업 시도를 하기 어려워진 데 대한 아쉬움이 나온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공정위 규제하에 있다 보니 사업 전 내부논의도 까다로워질 것이고 쉽사리 신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가상자산거래소는 그 특성을 살려 금융기관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며 "기존 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학계 의견을 입법기관에 꾸준히 피력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만 규제장벽에 부딪힌 건 아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업체이자 투자사인 해시드도 규제 영향을 받고 있다. 해시드는 가상자산 투자를 하는 해시드와 펀드 조성 후 지분투자를 하는 해시드벤처스로 나뉜다.

규제당국은 가상자산 펀드 조성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펀드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조성하고 이 자금을 이용해 일명 '코인투자'를 하는 게 불법이다. 지난 2018년 가상자산거래소 '지닉스'가 이더리움 펀드 조성을 시도했다가 당국의 경고를 받고 사업 자체를 철수한 선례가 있다.
이에 해시드는 법인이 아닌 개별 심사역 명의로 가상자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해시드벤처스는 국내 법인이기 때문에 법을 준수하고자 원화자금을 통한 지분투자만 집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시드 같은 자본력을 가진 크립토 VC(벤처캐피탈)는 심사역 개인 자금으로 투자해도 큰 부담이 없다"며 "그러나 현행 규제에서는 다수의 자금을 모아 투자를 집행하는 신생 크립토 VC는 탄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와의 산업발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상장하는 성과를 보였고 안드레센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 유명 크립토 VC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드레센호로위츠는 블록체인·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VC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당국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보다 신생산업에서 발생하는 예측불가 리스크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이제는 해외 규제 동향을 파악해 발맞춰 나갈 때"라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 공약 '디지털자산기본법' 나오면 달라질까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3일 인수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보된 가상자산 발행방식부터 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허용할 방침이다.
또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 비증권형(유틸리티, 지급결제 등)으로 규제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주관부처는 금융위원회로 정했다. 사실상 금융자산 성격을 부여하고 이에 걸맞은 투자자 보호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법이 만들어지면 관련 입법이 빨라지고 당국의 규제 기조도 체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형중 교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그 예시로 들었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ISMS인증 없이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할 수 없다. 그러나 ISMS를 취득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 인가가 필요해 상충이 발생했다. 이에 금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협의를 통해 ISMS 예비인증을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김 교수는 "당국이 조금씩 사업자에 대한 빗장을 풀어주고 있다"며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과는 다른 가상자산업을 위한 법안과 담당기관이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국정과제로 나온 내용을 보면 기대보다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가상자산의 법적성격을 규정하고 이에 맞춰 제도가 갖춰지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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