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운용 아픈 유산 전주페이퍼, 효자로 거듭날까 1분기 평가익 반영…작년 흑자전환으로 분위기 반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2-05-19 08:03:28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운용과 합병이 단행되기 전 신한대체운용(옛 신한프라이빗에쿼티)의 악성 투자 자산이었던 전주페이퍼에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오랜 기간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전주페이퍼는 주력 사업을 수요가 풍부한 골판지원지로 바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성장 엔진을 되살렸다.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라 신한운용은 재무제표에 대규모 평가차익을 반영했다.1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에 전주페이퍼 지분에 대한 평가 차익을 200억원 가량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부 평가기관의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결과다.
전주페이퍼는 모건스탠리PE와 옛 신한대체운용이 2008년 노르웨이 노르스케스코그로부터 약 8100억원에 인수한 기업이다. 투자 후 10여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신한대체운용이 전주페이퍼를 인수했던 펀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LP)들로 구성돼 있었으나 더 이상 만기 연장이 어려워지자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존 LP을 교체했다. 엑시트 실패에 대한 책임을 결자해지식으로 신한금융이 짊어진 셈이다. 현재 전주페이퍼 지분은 모건스탠리PE와 신한운용이 각각 58%, 42%를 쥐고 있다.
과거 신한대체운용 시절 전주페이퍼는 앓던 이와 다르지 않았다. 수천억원 대의 출자자 자금이 투입된 데다 끝내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리스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체질 개선과 업황 반등에 따라 전주페이퍼는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바이아웃 딜로서 오랜 기간 경영에 참여한 결과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전주페이퍼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901억원,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매출 규모(4785억원)가 1200억원 가량 늘어난 동시에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미디어 시장의 트렌드 변화로 과거 주력인 신문용지 사업이 위기를 맞았으나 2018년 골판지에 쓰이는 골심지에 초첨을 맞추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섰다. 그 뒤 골판지 수요가 늘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2010년 신재생에너지(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사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신문용지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 성격이 짙었지만 근래 들어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발전 부문은 2019년 전주페이퍼에서 전주원파워로 인적분할됐다. 결과적으로 모건스탠리PE와 신한운용이 동일한 지분율로 전주원파워를 나눠 갖고 있는 구조다.
신한자산운용이 1분기 200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반영한 건 단연 외부 기관이 전주페이퍼 보유 지분에 대해 공정가치를 진단한 결과다. 공정가치는 시장가격(경영권 프리미엄 포함)보다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추가 평가차익을 인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신한자산운용과 모건스탠리PE가 평가차익이 아닌 실제 결실을 거두려면 매각 재도전이 성사돼야 한다. 현재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를 함께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대주주 모건스탠리PE가 경영권을 매각하고자 국내 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골심지와 발전 사업의 성장세가 어느 때보다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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