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 2대주주 오른 LX세미콘, 어떤 그림 그리나 국내 최대 규모 팹리스의 노하우, 고성능 AP 개발 기술력 '시너지' 기대감
김혜란 기자공개 2022-05-23 10:30:53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LX세미콘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AP) 전문 팹리스 텔레칩스의 2대주주가 된다. 약 267억원을 투자해 텔레칩스 지분 10.93%를 확보하기로 했다.국내 팹리스 생태계가 유독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모은 것이라 주목된다. LX세미콘은 국내 팹리스 중 유일하게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다. 텔레칩스는 성장성이 높은 차량용 AP 분야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서로 주력 제품군이나 강점이 다른 만큼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하면 기술·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양사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 차량용 반도체 진출 포석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내달 중 텔레칩스 지분 10.93%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42만5000주(총 307만주가량 보유)와 텔레칩스 자기주식 74만주를 매입하고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35만주를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이 중 텔레칩스에 직접 유입돼 투자실탄이 되는 자금은 자사주 매각과 유증을 통해 얻는 약 200억원이다.
LX세미콘과 텔레칩스는 체급 차이가 크고 포트폴리오도 다른 곳이다. 서로 잘 하는 영역이 다른 만큼 오히려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 약 3700억원인 반면 텔레칩스의 매출은 1364억원, 영업이익은 81억원 수준이다. 또 LX세미콘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하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주력으로 하는 데 반해 텔레칩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AVN(Audio, Video, Navigation), 클러스터(Cluster), HUD(Head-up Display)에 들어가는 AP 전문 팹리스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유럽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강자인 NXP 등과 겨룰만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LX세미콘은 세계 DDI 분야 팹리스 가운데 대만 노바텍에 이어 2위의 선도기업이나 글로벌 팹리스로서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 등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 상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꾀하는 만큼 텔레칩스와의 공동 연구·개발(R&D) 성사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LX세미콘 측은 "장기적으로 보고 텔레칩스와 차량용 반도체 분야 기술 개발을 같이하기 위한 차원에서 단행한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텔레칩스, 애플 등 고객사로 둔 LX의 시스템 흡수
텔레칩스 역시 AP 외에 제품군을 다각화해 차량용 종합반도체 회사로 도약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보브반도체와 합작회사 오토실리콘을 세우고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용 배터리관리칩(BMIC)을 개발한 것도 매출처 다각화 차원에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노리는 LX세미콘은 텔레칩스와 차량용 고성능 칩 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텔레칩스는 대기업 계열사이자 글로벌 DDI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인 LX의 사업적 노하우와 시스템을 배우며 윈윈(win-win)하는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LX세미콘은 애플이라는 굵직한 글로벌 고객사를 두고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 텔레칩스 입장에선 사업적 노하우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흡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템을 공동 개발할지에 대해선 확정되지 않았고 이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인 LX세미콘이 뒷배경이 됐다는 것은 텔레칩스 기업가치에도 긍정적"며 "LX그룹이 M&A를 포석에 두고 있을 수도 있겠으나 텔레칩스가 대만 미디어텍처럼 클 수 있도록 돕는다면 국내 팹리스 생태계 역사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혜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씨아이에스, 노스볼트 충격에도 '호실적' 유지
- [Red & Blue]'폴란드 사업 첫발' 에어레인, 주가 반등
- [i-point]아우딘퓨쳐스, 세븐틴 에스쿱스와 마케팅 박차
- [Red & Blue]메타랩스 "헬스케어 사업 확장, 체질개선"
- [Company Watch]큐알티, 'HBM·TEM' 효과 실적 회복세
- [Company Watch]덕산네오룩스, OLED 전환 효과 '톡톡'
- [Company Watch]디이엔티, '캐즘'에도 레이저 노칭 수요 확대
- [i-point]제이엘케이, 뇌출혈 검출 설루션 FDA 신청
- [i-point]위세아이텍, 고용노동부 주관 'K-디지털 트레이닝' 참여
- [i-point]파워넷, 3분기 '최대 실적'…B2C 사업으로 성장세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