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자체 메인넷 실험…테라와 어떻게 다른가 [테라·루나발 게임사 기류 점검]②루나와 달리 용도·발행주체 뚜렷, 위믹스달러 무분별한 발행·유통 가능성 희박
손현지 기자공개 2022-05-25 12:54:29
[편집자주]
한국판 블록체인 성공사례로 주목받았던 '테라' 프로젝트의 실패가 게임업계에까지 연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P2E게임 등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블록체인 신사업이 코인업계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함께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선제적으로 자체코인을 발행했던 위메이드, 컴투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 5개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추가 투자유치와 생태계 확장 전략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게임업계 최초로 독자적인 메인넷(위믹스3.0) 구축에 나선다. 연말까지 위믹스(WEMIX) 플랫폼에 100개 이상의 게임을 탑재할 계획을 세운 만큼 다양한 게임코인들을 수용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위메이드가 준비 중인 위믹스 3.0의 주요 골자는 '듀얼코인' 체계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금융서비스(디파이, De-Fi)다. 기존 위믹스(네이티브 코인)에 더해 안정성을 보장하는 '위믹스달러'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문제는 두 가지 특징 모두 테라 프로젝트 성장 배경이면서도 몰락을 야기시킨 주요 요인이라는 점이다. 테라와 루나 폭락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을 간과한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는 만큼 유사한 구조를 지닌 위믹스3.0에도 불똥이 튀었다.
앵커프로토콜 등 디파이를 통해 연 20%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방식도 유사하다. 앵커프로토콜은 연 20% 수익률을 테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루나와 테라의 시가총액을 50조원까지 불릴 수 있게 했다.
◇장현국 사장의 꿈 '위믹스3.0' 카운트다운
위메이드표 블록체인 네트워크(메인넷) 구축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다. 위메이드는 사업초기 카카오와의 거버넌스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클레이튼' 메인넷 기술력을 발판삼아 블록체인 신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진정한 퍼스트 무버가 되려면 게임코인 전용 메인넷을 주도적으로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 될 100개가 넘는 게임의 다양한 코인들을 수용하고 서비스 영역을 대체불가토큰(NFT), 디파이까지 확장하려면 수행해야 하는 절차였다. 내부적으로 자체 메인넷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역량을 꾸준히 다져왔다.
수년간 함께했던 클레이튼 메인넷을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은 아니다. 새로운 위믹스3.0 개발 후에도 클레이튼 운영을 유지해 투트랙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위믹스3.0은 게임(위믹스 플레이)과 DAO+NFT(나일), 디파이 등 총 3개의 서비스로 구성될 예정이다. 내달 15일 글로벌 쇼케이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지난 12일 장 대표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에 참석해 "메인넷 구축에 나선 계기는 블록체인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더 큰 자유도가 필요하기 때문일 뿐 클레이튼을 외면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위메이드 메인넷에선 디파이든, NFT든 할 수 있는게 많다"고 설명했다.
◇위믹스3.0, 테라와 어떻게 다른가
위믹스3.0 운영은 듀얼코인(스테이블-네이티브) 체계란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테라(UST), 테더(USDT), 웨이브, 데이(DEI), 뉴트리노(USD) 등 코인이 대표적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된다.
위메이드의 계획은 이렇다. 위믹스달러 수요를 일으켜 위믹스의 가격을 높이는 반면 위믹스를 통해서는 위믹스달러의 가치를 고정시키는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 코인을 추가시켜 가격변동성이라는 코인의 단점을 최소화해 법정화폐처럼 금융, 결제 등에 적용하기 용이토록 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테라 사태 이후 이러한 듀얼코인 체계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구조상에서 무분별하게 코인을 발행해 시장 공급량을 늘릴 수 있으나 공급에 비해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할 시엔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 테라 사태로 증명된 것이다.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코인은 루나와 달리 발행주체와 용처가 분명하다"며 "게임재화 용도 외엔 무분별하게 발행될 리도 없고 테라 프로젝트와 비교선상에 두는 건 무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연말까지 100개 게임 온보딩이 성사되면 금융, 콘텐츠, 게임 등 파생서비스들이 코인 수요를 창출해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믹스3.0의 또 다른 특징은 스테이블 코인이란 수단을 활용해 연 20%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디파이 서비스라는 점이다. 디파이란 예금·대출이나 스와프(거래소), 파생상품, 보험 등 기존 금융권의 서비스를 코딩으로 만든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초해 자동화한 탈중앙금융 서비스다. 가상자산의 저장과 거래, 대출, 결제, 투자 등의 기능을 처리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루나 사태를 계기로 디파이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선 건 디파이가 루나와 테라의 시가총액을 무려 50조원까지 부풀린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디파이에서 법정화폐처럼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통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에서 준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움직임에 따라 투자위험 리스크 고지의무도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요청으로 수행한 연구용역 보고서(가상자산업법의 비교 분석 및 관련 쟁점의 발굴 검토)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위믹스 발행방식이 개선대상 예시로 소개됐다.
보고서는 "국내 상장사이자 위믹스의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작년 하반기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공시없이 대규모 물량을 매도하고 자금을 조달했다"며 "투자자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 중이라 향후 가상자산 발행인 공시 의무화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 파장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서 발생한 만큼 투자권유 준칙 신설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전자재료, '오너가 절반 참여'…사외이사 파워는 미약
- [2024 이사회 평가]흥아해운, 입김 센 경영진…내부거래 견제 '낙제점'
- [IPO 모니터]달바글로벌, 고심끝 '코스피행'…조단위 밸류 기대감
- [Market Watch]"직상장 어렵다"…대형 증권사 스팩합병 사활
- [Rating Watch]기로에 선 이마트24, '이마트 보증' 효과 볼 수 있나
- [2024 이사회 평가] 카페24, 감사위원회 구성 눈길…체계 개선 나설까
- [Rating Watch]HMM, 한신평 '긍정적' 아웃룩 획득…타 신평사도 동참할까
- [IB 풍향계]대신증권, IPO 뒷심 발휘…막판 예심청구 '잇달아'
- [thebell note]'공기업' HUG의 숙명
- '금융당국 우려' HUG, 신종자본증권 재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