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영업권 상각 시작 [게임사 M&A 러시]②대부분 라이온하트…엑스엘, 753억 중 241억 손상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25 09:28:04
[편집자주]
게임업계에선 지난해 인수합병(M&A) 큰 장이 섰다. 상장 덕분에 목돈을 쥐거나 그간의 실적흥행을 바탕으로 현금을 차곡차곡 쌓아왔던 게임사들이 잇달아 보따리를 풀었다. 게임개발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 신사업 진출 등 M&A 목적도 다양했다. M&A는 기업의 체질과 재무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이벤트다. 더벨은 각종 숫자와 지표를 토대로 이들이 M&A를 통해 추구하는 바와 재무구조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0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계에서 개발역량 강화와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은 필연적으로 영업권 증가로 이어진다. 개발사들은 몇몇 키맨들 중심으로 설립되는 벤처 스타트업에 가깝기 때문에 재무상태가 양호한 편은 아니다. 맨파워와 IP 확보를 목적으로 한 M&A는 당연히 웃돈을 얹어주고 진행되는 만큼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를 제외하고 인수대금의 상당부분은 영업권으로 처리된다.카카오게임즈 역시 수많은 개발사들을 인수하면서 영업권이 대폭 늘어났다. 이 가운데 흥행작 '오딘'을 만든 라이온하트는 지분가치가 크게 증가한 반면 아직 이렇다 할 작품이 안 나온 엑스엘게임즈 같은 곳은 손상차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라이온하트 3년새 기업가치 24배 껑충, 영업권 증가분의 대부분 차지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말 영업권 규모는 1조4170억원으로 전년(1101억원)대비 10배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1조2586억원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서 나왔다. 영업권은 인수대가가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권리금 성격의 무형자산이다. 주로 경영권 프리미엄, 개발역량 등 회계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무형자산의 대가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50억원을 투자해 라이온하트 지분(8%)을 처음 확보했다. 2020년 2분기 중 추가 매수로 21.58%까지 늘린 뒤 지난해 11월 유럽법인을 통해 30.37%를 또 사들였다. 총 51.95%로 과반을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쥐었다. 이전대가는 1조6982억원으로 현금 4466억원, 주식 7087억원, 차후 실적에 따라 지급할 조건부대가가 5429억원이다. 그 중 74.1%가 영업권으로 분류됐다.
2018년 처음 살 때는 주당 8만3333원이었는데 작년에 인수할 때는 주당 199만7691원을 지불해야 했다. 3년 새 기업가치가 24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이 회사에서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이 대박을 내면서 큰 폭의 밸류업을 이뤄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시장은 중소사도 대박 작품 하나만으로도 기업가치가 대형사를 넘을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 곳이라 자금여력이 되는 업체들은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크래프톤의 펍지, 카카오게임즈의 라이온하트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 인수 2년 만에 손상차손 이뤄져
다만 게임 개발이 단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대박 흥행작이 매번 나올 수도 없다. 개발 중에는 수익이 없고 비용만 나가니 당연히 재무상태는 나빠진다. 영업권은 피인수사가 적정한 수익을 창출할 때에만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유지된다. 매년 실시하는 손상검사에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자산에서 깎아 비용으로 덜어낸다. 이 같은 손상차손은 순이익을 훼손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가치를 24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품은 이유는 송재경 대표를 비롯한 엑스엘게임즈 개발자들의 역량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넥슨의 '바람의 나라' 개발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의 초기개발을 전담해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타개발자다. 일명 송재경 사단이라 불리는 엑스엘게임즈 개발팀은 '아키에이지'와 '달빛조각사' 등 대형 MMORPG를 잇달아 만든 경험이 있다.
상장 전이었던 카카오게임즈로선 퍼블리싱(배급) 사업능력은 좋았지만 개발역량이 부족한 탓에 MMORPG을 개발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던 중 엑스엘게임즈와 손을 잡게 됐다. 지난 2년간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 탓에 영업권 손상차손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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