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리모델링 시장]'19조 규모' 1기 신도시, 특별법 변수에도 '활활'블루오션 급부상, 대형·중견건설사 수주 드라이브
신준혁 기자공개 2022-06-03 07:24:41
[편집자주]
건설업계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둔화되면서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수주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중견건설사까지 가세하면서 새로운 격전지가 형성됐다.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각각 건설사의 사업 전략과 특징은 무엇인지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1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불 붙기 시작한 아파트 리모델링 열기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십수년 만에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중견 건설사까지 합세하자 리모델링 시장 경쟁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올해 리모델링 발주 규모는 전국 55개 단지, 19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조1000억원대였던 시장 규모가 1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그간 건설사들의 조단위 수주에도 불구하고 정작 착공한 사업장은 부족했다.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워지자 리모델링을 선택한 조합과 당장 먹거리가 급한 건설사는 시공계약 후 착공 여부를 놓고 눈치싸움을 이어갔다.
◇1기 신도시 특별법 변수…재건축·리모델링 '설왕설래'
리모델링 시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변화를 맞았다. 새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다. 벌써부터 리모델링 조합은 시공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과 토지 용도변경 및 종상향을 통한 용적률 500% 허용, 이주 전용단지 조성 등을 공약했다. 새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에 10만 가구를 공급하고 건축규제 완화를 포함한 특별법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으로 재건축 수익성이 높아지면 리모델링 조합들이 사업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을 가로막던 여유 용적률이 높아지면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리모델링 조합들은 사업 착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추후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되면 시공계약을 취소하고 재건축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용가능연한 15년을 넘기면 조합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 필요성이 낮다는 점도 사업을 지연시킨 요인이 됐다.

재건축·리모델링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사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주택사업을 다변화하기 위해선 리모델링 역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정통의 강호는 단연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2000년 초부터 업계 첫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후 총 4개 단지 1000여가구를 준공했다. 안전 진단에 들어가는 비용과 공기를 절약할 수 있는 공법 개발과 특허등록도 활발했다. 현재 리모델링 관련 특허만 8개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적지 않은 리모델링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래미안 방배 애버뉴와 대치 하이스턴, 래미안 로이뷰, 한남힐사이드 등 4개 리모델링 단지를 준공했다.
삼성물산은 2014년 래미안 대치 하이스턴 준공 이후 리모델링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지난해 11월 고덕아남과 금호벽산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해 10여년 만에 복귀식을 치뤘다. 두 단지는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사업 중 처음으로 일반분양을 실시하는 사업지다.
눈 여겨볼 점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방식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이 처음으로 리모델링 수주에 도전하면서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맺는 이유는 리모델링 난이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건물을 전부 철거하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동별 노후도를 파악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지하층으로 연장하거나 지진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기술력도 필요하다.
리모델링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건설사 역시 쌍용건설이다. 건설사들은 주택신축과 도시정비 부문에서 시공능력과 특허설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리모델링 시공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두주자인 쌍용건설에 손을 내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대거 수주하고 있지만 뒷선에선 준공실적이 많은 경쟁사에 기술협력과 공동사업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들 건설사가 준공실적을 갖추기 전까지 선두주자들의 몸값은 계속 높아질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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