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07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CM과 ECM 외에도 IB사업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너무 그 쪽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주세요.”DCM 순위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래에셋증권 임원이 한 말이다. DCM과 ECM만 놓고 봐서는 미래에셋증권 IB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없다는 설명이자 항변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리그테이블에서 미래에셋증권 DCM 순위는 2017년 2위에서 2019년 4위로, 급기야 지난해에는 8위까지 밀려났다. DCM의 유례없는 호황기는 미래에셋증권에게 남의 일이었던 셈이다.
반면 IB수익은 갈수록 불어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IB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186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372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다른 사업부문은 부진했어도 IB만큼은 고공성장을 이어갔다.
미래에셋이 ‘투자형IB’를 지향하면서 DCM 조직을 줄여 힘을 뺐다는 말이 들려온다. 미래에셋증권은 10조원 넘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기업에 직접 돈을 투자한다. 자금력을 활용하면 단숨에 기업의 주목을 받고 시간도 적게 드니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일 수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최대 강점은 자기자본”이라며 “지주의 눈치를 봐야 하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대규모 자금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내는 딜을 선호하기에 돈 못 버는 DCM에 힘을 쓰기 싫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DCM은 IB부문 가운데서도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다. 지난해 1위에 오른 KB증권마저 DCM에서 벌어들인 수수료가 300억원 정도다.
그런데도 대형 증권사들이 DCM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네트워크 때문이다. 회사채는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꼬박꼬박 차환해야 하기에 기업과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이렇게 DCM 네트워크를 다져 IPO, 유상증자, M&A 등으로 발을 넓히는 구조다. DCM이 IB업무의 기본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미래에셋증권 역시 표면상으로는 DCM에 힘을 뺐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행 등이 없다보니 아무래도 힘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시니어까지 영업전선에 뛰어들며 DCM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DCM 등 커버리지 조직을 세워 임원과 실무진을 만나면서 관계를 맺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력 회복 작업은 결실을 맺기까지 2~3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가 되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게 될까. 미래에셋증권 DCM의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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