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멀티전략]시장성 대체자산 찾아라…'리츠·스팩' 각광④비시장성, 만기불일치 리스크…배당수익·원금보전 강점 부각
이민호 기자공개 2022-06-09 08:27:11
[편집자주]
최근들어 멀티전략 헤지펀드가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다. 다양한 자산과 전략의 믹싱으로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핵심인 멀티전략은 그동안 주식형 대비 낮은 수익률과 운용상 어려움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각 운용사가 대체투자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면서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멀티전략 헤지펀드 부흥의 배경과 운용사들의 대응 현황을 살펴본다.
◇리츠 ‘배당수익률 매력’ 인플레이션 헤지 각광
멀티전략 펀드는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다양한 자산과 전략을 믹싱하는 것이 운용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뿐 아니라 대체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자산은 채권 수준을 웃도는 인컴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인컴수익을 수취하면 전체 펀드 목표수익률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대체자산이 대부분 비시장성 자산이라는 점이다. 폐쇄형 구조라면 펀드 만기와 일치하는 대체자산을 편입하면 만기 미스매칭의 위험이 없지만 국내 멀티전략 펀드는 개방형 구조가 대부분이다. 비시장성 자산을 편입했다가 적시에 현금화하지 못할 경우 환매가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이 비시장성 자산이라도 시장에 상장해 유동성을 부여한 자산이 멀티전략 펀드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편입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상장리츠다. 상장리츠는 기초자산이 부동산이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성격으로 최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헤지 자산으로 꼽힌다.
상장리츠에 대한 가장 큰 투자 유인으로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들 수 있다. 상장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이익배당한도의 90%(자기관리리츠는 5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해야 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7.7%였다. 2018년 11.1%, 2019년 7.7%, 2020년 7.1% 등 최근 수년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장리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대세 하락장에서는 증시 흐름에 연동돼 주가가 하락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 때문에 멀티전략 펀드의 운용 측면에서는 주식 롱(Long) 투자분과 완전히 독립되지 못하는 한계는 있다. 하지만 상장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거나 하락분을 상쇄하는 역할을 해 일반적인 기업주식보다 하락 압력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리츠가 멀티전략 펀드의 편입자산으로 활용도가 높아진 데는 상장리츠수가 분산투자가 가능할 만큼 충분히 늘어났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지난달 31일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상장하면서 상장리츠수는 모두 20개로 늘었다. 상장리츠수는 2019년말까지만 해도 7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상장리츠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2020년말 13개, 2021년말 18개로 확대됐다. 최근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봇물을 이루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스팩 ‘공모자금 예치’ 안정성 부각
상장리츠 외에 멀티전략 펀드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스팩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이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멀티전략에서 이벤트드리븐(Event Driven) 성격의 부분전략으로 이용되고 있다. 합병 이후 엑시트를 노린다는 점에서 공모주 전략과 유사하다. 공모주 전략은 멀티전략 펀드에서도 주요 부분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의 상장 철회 등 공모주시장 위축 신호가 감지되면서 스팩이 대안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시장 상황에서 스팩이 멀티전략 펀드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안정성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이내에 합병에 실패할 경우 자동적으로 상장폐지되기 때문에 공모주시장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팩은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별도 예치하고 해당 예치금은 인출이나 담보가 금지되기 때문에 상장폐지되더라도 스팩 투자자들은 원금에 예금 수준의 이자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게 높다. 여기에 합병에 반대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2018년 11건이었던 스팩 합병건수는 2019년 11건, 2020년 17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5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말까지 이미 19건의 합병이 성사됐다.
리츠나 스팩이 인기를 더하면서 멀티전략 헤지펀드 외에 이들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전면에 내세운 헤지펀드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더블유자산운용은 스팩과 리츠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스팩&리츠 2호’를 출시했고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스팩, 리츠, 공모주에 투자하는 ’플랫폼 리스팩(REITs-SPAC) 공모주 1호’를 내놨다. 공모펀드도 예외는 아니다. 웰컴자산운용(구 에셋원자산운용)은 4월 주식롱숏, 상장리츠, 스팩, 공모주에 투자하는 ‘웰컴공모주알파’를 출시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머니체인 리포트]자체 조달 CJ 자회사들, 추가 차입 여력은
- [밸류업 성과 평가]LG그룹 전반적 부진, 주가지표 부진
- [밸류업 성과 평가]'유일' 두산밥캣 중위권…두산그룹 밸류업 향방 '안갯속'
- [밸류업 성과 평가]통신 3사 밸류업 '대장'은 SK텔레콤
- [밸류업 성과 평가]역대급 순익 SK하이닉스, '밸류업' 무엇이 모자랐나
- [밸류업 성과 평가]SK스퀘어, SK그룹내 밸류업 성적표 '우수'
- [머니체인 리포트]CJ 지원 못 받은 자회사들, 자체 현금 확보 '부담'
- [조선업 리포트]HD현대마린엔진 대표이사 된 HD현대중공업 CFO
- 조선업 호황과 CFO 시험대
- [조선업 리포트]현금여력 키운 HD현대마린엔진, 차입금 전액 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