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투자 포캐스트]AP시스템, 불어난 현금 어디에 쓸까②단일사업구조 탈피 고민, 유동성 지속 증가…당분간 R&D 집중할 듯
황선중 기자공개 2022-07-14 08:01:43
[편집자주]
투자는 성장을 향한 씨앗이다. 씨앗을 뿌려야 과실을 거두는 것처럼 투자의 끈을 놓지 않는 기업만이 성장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반대로 내일을 위한 투자가 멈춘 기업은 점점 뒤처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투자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더벨은 대표적인 투자 지표인 투자활동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주요 상장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AP시스템'의 고민은 매출 안정성이다. 그간 디스플레이 장비 위주 사업구조 탓에 업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사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보완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AP시스템 경영을 총괄하는 김영주 대표가 어떻게 현금을 활용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AP시스템 최대주주는 지분 25%를 보유 중인 지주회사 APS홀딩스다. APS홀딩스는 정기로 회장(29.8%)이 지배하고 있다. 다만 AP시스템 투자전략 지휘봉은 전문경영인인 김영주 대표가 쥐고 있다. 정 회장은 AP시스템 미등기 임원이다. 지배권은 정 회장이, 경영권은 김 대표가 가진 모양새다.
1958년생으로 올해 만 63세인 김 대표는 한양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성균관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까지 밟았다.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약 21년간 삼성코닝에서 몸담으며 영업업무를 담당했다. APS홀딩스에는 2013년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임원으로 합류했다. 2017년 AP시스템 설립 직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김 대표의 당면 과제는 매출 회복이다. AP시스템 매출은 설립 당해인 2017년 9624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업황이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매출도 크게 줄었다. 2019년에는 4620억원에 그쳤다. 불과 2년 만에 51.9%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는 5287억원에 머물렀다.
그간 매출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외변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썼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디스플레이 장비사업부 비중은 95.4%에 달했다. 반도체 장비사업부는 3.9%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 디스플레이 장비사업부 86.0%, 반도체 장비사업부 12.7%로 개선됐다.
다만 매출 규모상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반도체 장비 사업부 매출이 2017년 375억원에서 2021년 608억원으로 약 233억원(62.2%) 증가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부 매출은 오히려 9183억원에서 4593억원으로 약 4589억원(-49.9%) 감소하면서 증가분을 상쇄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과감한 비용 절감 덕분에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은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매출이 감소하면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AP시스템 영업이익률은 2017년 2.7%에서 지난해 12.2%로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14.3%로 더 개선됐다.
앞으로 관건은 김 대표의 선택이다. 시장에서는 AP시스템이 최근 현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전년동기대비 98.7% 증가한 1524억원이었다. 자본총계의 75.8% 규모다. 현금은 2019년 말 300억원에서 매해 불어나는 양상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AP시스템이 현금흐름 경색을 야기할 수 있는 운전자본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현금을 늘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산업 특성상 장비대금이 최초 수주 시기가 아니라 최종 납품 시기에 유입돼 운전자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AP시스템이 생산하는 장비 가격은 대당 200억~300억원으로 전해진다.
AP시스템 역시 아직까지 뭉칫돈 투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2017년에 1조원 규모의 생산능력(CAPA)을 갖춘 만큼 당분간 유형자산에도 크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란 계획이다. 당장은 기존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P시스템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현금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부채비율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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