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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졸업' 박상현 CFO, 두산에너빌리티 M&A 전략 바꾸나 2년간 자회사 4곳 매각 주도, '성장동력 절실' 기업 인수 선회 여부 주목

감병근 기자공개 2022-07-13 08:14:1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07:3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CFO(사진)가 잇따른 자회사 매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두산메카텍 매각은 부임 이후 4번째 자회사 정리다. 두산메카텍 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그동안 추진해 온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개편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범한산업-메티스톤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톤PE) 컨소시엄과 두산메카텍 매각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분 100% 매각가격은 1050억원이며, 매각일은 이달 29일로 예정됐다.

이번 매각은 박상현 CFO가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CFO는 두산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전무가로 M&A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갖췄다. 2008년 두산그룹 M&A 전략을 담당하는 ㈜두산 기업금융프로젝트(CFP)팀 상무를 시작으로 ㈜두산,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CFO를 거쳤다. 2020년 7월부터는 두산에너빌리티 CFO를 맡고 있다.

2020년 7월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산업은행으로부터 3조원을 지원받으면서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했던 시기다. 큰 위기가 닥쳤을 때 부름을 받을 만큼 박 CFO가 재무전문가로서 그룹 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임기 동안 이번 두산메카텍 매각까지 4번의 자회사 정리를 추진하며 M&A 시장에서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대기업에서 약 2년 동안 동일 CFO가 4건의 자회사 매각을 추진한 사례는 드물다. 박 CFO가 앞서 주도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밥콕 매각은 규모 면에서도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딜이었다.

다만 두산메카텍 매각의 경우 노조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라 앞선 자회사들처럼 매각이 마무리 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메카텍 노조는 자신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이번 매각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대화를 통해 노조를 설득, 이미 성립된 매각 계약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두산메카텍 매각까지 완료될 경우 박 CFO의 M&A를 통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개편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박 CFO는 올해 3월 자회사 정리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채권단 관리 체제를 끝낸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 CFO가 두산메카텍 매각을 마지막으로 신사업으로 낙점한 친환경 에너지사업 강화를 위한 기업 인수에 뛰어들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CFO 산하 조직인 CFP팀에 젊은 부장급 팀장을 부임시키는 등 M&A 관련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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