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주, 김석 한국금융안전 대표 불신임 이유는 취임 뒤 '적자 누적·노사 분규' 등 경영 안정성 훼손…"경영능력 없다 판단"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14 08:09:5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안전 은행 주주들이 김석 대표이사(CEO)를 연임하지 않기로 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 주주들은 공통적으로 김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실적이 저하되고 잦은 노사갈등으로 경영 안정성이 훼손됐다는 평가다.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대표와 은행 주주를 대표해 주주협의회에 참여한 우리은행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하지 않았다. 이에 오는 22일 김 대표 임기가 만료되면 한국금융안전은 대표이사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한국금융안전 정관에 따르면 ‘상위 5대 주주를 구성원으로 하는 주주협의회를 둔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지분율이 50%에 도달하면 이하 주주들 없이도 주주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분 37.05%(금융안전홀딩스 18.5%, 청호이지캐쉬 18.55%)를 보유한 김 대표와 15%를 보유한 우리은행이 주주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 주주협의회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 권한을 가진다.
김 대표는 “우리은행이 김석 대표 연임에 반대한다면 다른 대안으로 제3의 인물을 대표이사로 추천해야 한다”라며 “CEO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이 예상되는 데도 이를 해소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데 따른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 등 은행 주주들 입장은 다르다. 이번에 우리은행이 대표로 나서 주주협의회에서 김 대표 연임을 반대한 이유는 그동안 김 대표가 보여준 경영성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란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김 대표의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은행 주주들은 김 대표가 취임한 2019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한국금융안전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영환경은 변한 게 없고, 은행 주주들이 매년 전체 매출의 70% 가량 일감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적자 및 순손실이 누적됐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금융안전 최근 6년 실적을 살펴보면 은행 주주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한국금융안전은 2016년 매출 576억원, 영업이익 3억원, 순이익 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7년에도 매출 609억원, 영업이익 4억원, 순이익 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대규모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매출은 665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 8억원이 발생하며 적자를 봤다. 2019년 김 대표 취임 뒤부턴 적자가 더 커졌다. 2019년 매출 676억원, 영업손실 12억원, 순손실 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0년 상황은 더 악화했다. 매출은 661억원으로 줄고 영업손실은 29억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넘게 악화했다. 순손실은 20억원으로 2019년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은 628억원으로 더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억원과 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경영부실을 놓고 김 대표와 은행 주주들간 이견은 크다. 김 대표는 은행 주주들이 일감을 줄이고, 마진율을 낮춘 것이 경영부실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은행 주주들은 매년 풍부한 일감을 제공하고 있고, 마진율을 임의로 낮추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은행 주주들은 한국금융안전의 경영부실의 원인을 노사분규로 보고있다. 김 대표가 취임 이전부터 노조와 갈등을 겪으며 경영 안정화가 깨졌고, 이에 경영성과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고있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 이전부터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김 대표를 향해 ‘기업 사냥꾼’이라며 매번 거부감을 드러냈다. 현재도 한국금융안전 노조는 김 대표 연임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 천막을 설치한 채 1년째 농성 중이다.
또 금융노조 한국금융안전지부는 지난 1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김 대표가 2019년 7월 취임한 이후 △금융권 문서송달·현금수송 업무 부실화 △임금체불 △조합원 생존권 박탈 같은 문제가 만연해 있다며 김 대표 처벌을 촉구했다.
김 대표가 취임 이전부터 겪어 왔던 노조와 갈등을 풀어내지 못하면서 은행 주주들은 마음을 돌린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영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계속해 회사 안팎의 잡음이 거세지자 김 대표와 분쟁도 불사하면서까지 그를 연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주협의회에서 김 대표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제3의 후보자도 내지 않았다”며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과 노사분규에 따른 경영 안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 등이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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