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2세 경영' 아시아종묘, 콜옵션 발판 차남 지배력 확대②5.6억 규모 '5회차 CB' 콜옵션 수혜, 장남은 수증 '눈길'
정유현 기자공개 2022-07-22 08:08:51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4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법인 '아시아종묘'의 류경오 대표이사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활용해 '2세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주식 하락장을 기회로 삼아 장남에게 주식을 증여하더니 차남을 '5회차 CB'의 콜옵션 매수인으로 지정하며 지배력 확대 발판을 놓아줬다.장남과 차남 모두 회사에 근무하며 실무자로서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장남이 신규 등기 임원으로 선임된 만큼 아시아종묘의 후계자 경영 수업은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향후에도 아시아종묘 지배력 무게추가 류경오 대표이사에서 2세들에게 넘어가는 작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이사의 차남인 류재영 씨가 2억9999만원 규모 5회차 CB 콜옵션을 행사했다. 지난 13일 GVA자산운용으로부터 주당 4715원에 6만6326주를 넘겨받았다. 아직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전환사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류재영 씨는 부친인 류경오 대표이사로부터 증여받은 현금을 활용해 콜옵션에 투입하고 있다. 류재영 씨의 콜옵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2억6700만원 규모의 콜옵션을 부여받은 후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5만790주를 취득했다. 향후 이번에 인수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11만7116주를 보유하게 된다. 예상 보유 지분율은 1.03% 수준이다.
두 번의 콜옵션 모두 현재의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높아 류재영 씨에게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아시아종묘는 지난 5월감사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후 주가 하락이 지속됐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5회차 CB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고 아시아종묘는 사채권자들에게 관련 이자를 지급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개시일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EOD 발생에 따라 사채권자로부터 조기 상환이 청구된 14억원 규모 CB를 인수해 소각하는 작업도 실시했다. 동시에 회사와 오너 일가가 콜옵션을 행사하며 사채를 정리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류경오 대표이사의 의지에 따라 빠르게 상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주가보다 CB 전환가액이 높아 다소 불리하지만 류재영 씨가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배경이다. 콜옵션을 행사한 13일 종가는 4275원으로 콜옵션 행사가(4715원)보다 440원 낮다. 대부분의 상장사 오너 일가는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도는 상황에서 콜옵션을 활용해 자산 증식과 지배력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콜옵션 행사로 류재영 씨는 아시아종묘의 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동시에 최대주주 측의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류경오 대표이사가 차남 지배력 확대를 위해 콜옵션을 활용했다면 장남에게는 주가 하락기를 활용해 주식을 증여했다. 지난 2월 류재환 이사에게 16만주(1.51%) 증여를 진행했다. 당시 6000~7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최저점(1월 25일, 4980원)을 기록한 후 회복되는 시기였고 주당 5470원에 거래를 수증이 진행됐다. 상장사 오너 일가 대부분이 주가 하락기에 증여하면서 절세 효과를 누린다.
이후 류재환 이사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장내 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했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주가가 급락한 5월 17일 주당 5675원에 5000주, 주당 5700원에 1500주를 매입했다. 6월 24일에도 주당 4165원에 4000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17만500주(1.54%)로 확대됐다.
류재환 이사는 6월23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1983년생인 류재환 이사는 북경외국어대학교 학사 출신으로 아시아종묘에서 해외영업본부 중화권 총괄, 경영지원실 총괄을 담당하며 부친을 도와 실무를 담당해왔던 인물이다. 지분율이 더 높고 등기 이사에 먼저 선임이 된 점 등을 미뤄볼 때 아시아종묘의 2세 경영은 장남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류재환 아시아종묘 이사는 "해외영업 등을 담당하는 실무진으로서 전반적으로 두 명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로 2세 경영이 시작됐다고 봐도 된다"며 "회사가 취득한 콜옵션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한다면, 류재영 씨가 취득한 콜옵션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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