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도 동참…'컨트롤타워' KT, 구체적 로드맵 마련 [RE100 앞장선 통신사]⑤통신 다음 비중 큰 클라우드·에스테이트 중심 관리, 전담반 구축해 전략 수립
이장준 기자공개 2022-08-22 11:30:10
[편집자주]
SK텔레콤을 필두로 KT와 LG유플러스도 최근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불리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 하에 5G를 넘어 미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커지는 등 난관도 많다. 그럼에도 통신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ESG경영에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에 앞장선 통신사의 고민을 짚어보고 각 사의 수행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RE100 가입을 선언하면서 그룹사들도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 연결 대상 종속회사 수가 84개에 달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KT가 대부분 전력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영위하는 KT클라우드나 부동산 자산이 많은 KT에스테이트도 특별 관리 대상으로 꼽힌다.KT는 컨트롤타워로서 그룹사 전반의 RE100 이행 로드맵과 탄소중립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담반을 꾸려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론을 논의하고 있다.
◇노사가 함께하는 ESG 경영, 공감대 형성이 먼저
KT는 ESG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해 ESG경영추진실을 신설했다. ESG경영추진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과로 구성된 ESG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위원회가 추진하는 과제의 목표와 실적은 ESG추진위원회와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보고된다.
ESG운영위원회는 분기별로 ESG 세부과제 성과를 관리한다. KT는 올해 ESG 핵심 10대 과제 중 하나로 'RE100 이행모델 확립 및 국내 확산'을 선정했다. ESG운영위원회는 RE100 달성 로드맵을 수립하고 자체 태양광 설비를 확대하며 재생에너지 구매모델을 도입하는 등 세부 미션의 진척을 체크한다.
ESG추진위원회 환경분과는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분석한다. 상당한 재원 소요나 명성 리스크가 예상되는 중요 이슈를 전사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해 대응전략과 세부 이행 계획을 수립한다.
특히 거버넌스상 ESG추진위원회에 주요 경영진 외에 노조가 참여하는 점이 독특하다. 위원장 역시 경영지원부문장과 노조사무총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김현철 KT ESG혁신팀장은 "ESG 경영도 직원들의 관심이 뒷받침돼야 힘을 받을 수 있다"며 "ESG추진위원회에 노조가 참여하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함께 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KT는 아직 ESG 관련 지표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지 않은 상황이다.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할 시 거부감이 들 것이라 판단해서다. 측정 모델을 먼저 만들어 일부 부서에 시범 적용하고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부터 그룹사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KT의 RE100 선언이 의미를 지니는 건 재생에너지 전환 미션 이행 범위가 KT를 넘어 그룹사까지 포함하는 데 있다. 물론 그룹을 통틀어 KT가 쓰는 전기에너지가 절대적으로 많은 건 사실이지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계열사들도 있다.
올 4월 분사한 KT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보유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많다 보니 그룹 전체 전기에너지의 18%가량을 사용한다. 부동산 사업을 영위하는 KT에스테이트 역시 건물을 많이 보유해 전체 전기에너지의 5%를 쓴다.
김 팀장은 "나머지 그룹사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쓰는 수준이라 모두 합쳐도 전기에너지 사용 비중이 전체의 1%가 채 되지 않는다"며 "KT를 중심으로 KT클라우드, KT에스테이트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나머지 그룹사는 지원하면서 RE100을 독려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지배구조나 사업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2007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35%, 2040년까지 50% 감축이라는 중간 목표를 안고 있다.
김 팀장은 "RE100과 온실가스 중립 미션을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고 있다"며 "그룹사는 비중이 작아 일정을 뒤로 조금 미루는 식으로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담반을 구축하기도 했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내부 ESG 전담 인력이 모여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네트워크나 재무 등 관련 부서에서 필요할 때마다 여기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KT는 매년 발행하는 ESG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2011년 직접·간접배출(Scope1·2)에 대한 전사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했고 2013년부터 관리 범위를 재간접배출(Scope3)까지 확대했다. 매년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검증도 받는다.
2018년에는 전국 사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난해 이를 고도화해 전국 모든 통신장비, 업무용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올해에는 주요 그룹사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KT의 Scope1 배출량은 3만8094tCO2eq(탄소환산톤)으로 2007년 배출량 대비 30% 감축했다. 목표 배출량 대비 1.4% 적게 배출했다. 난방에너지 최적화, 차량 이용 감소를 위한 화상회의 활성화 등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 사옥을 비롯해 통신장비, 업무용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Scope2 배출량은 130만5870tCO2eq으로 2007년 배출량 대비 6.8% 늘었다. 다만 작년 목표 배출량보다는 0.3% 적게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5G 네트워크 장비를 대거 구축하고 IDC 서버를 증설했기에 전기 사용량 증가는 불가피했다. 그나마 고효율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로 대체하고 외기를 도입해 냉방전력을 최소화해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 Scope3 배출량은 47만5558tCO2eq을 기록했다. KT는 친환경 공급망 구축, 폐기물 재활용 확대, 화상회의 확대 등을 통해 Scope3 배출량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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