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VC 돋보기]고려용접봉 오너 개인회사 '코리아오메가', 승계구도 키 되나①오너일가 재산 관리·회사 여유자금 투자 주업, 작년 연경 씨 중심 지배구조 재편
이명관 기자공개 2022-08-22 08:08:57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이하 코리아오메가)은 고려용접봉(KISWEL) 계열 신기술금융사(이하 신기사)다. 다만 그룹 계열사로 포함되지는 않는다. 홍민철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로 그룹 계열사와는 지분관계로 엮여 있지 않다. 애초 2015년 출범할 때부터 코리아오메가는 그룹 오너 일가의 재산 관리와 회사 여유자금 재투자가 주목적이었다.그렇게 한동안 투자활동에 전념해온 코리아오메가에 변화가 감지된 시기는 지난해다. 지배구조가 오너 3세 중심으로 개편됐다.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투자에 진심 고려용접봉, 한때 증시 '큰손'
고려용접봉은 본업만큼이나 투자에도 관심이 많았다. 코리아오메가를 설립하면서 VC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이전까지 주식 시장에서 나름 '큰손' 역할을 했다.
고려용접봉은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상당한 자금을 주식투자에 사용했다. 투자원금 기준으로 보면 100억원의 자금을 굴렸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흑자 덕분에 곳간이 두둑해졌고, 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모양새다.
고려용접봉은 1964년 설립된 용접재료 제조사로 연간 2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알짜로 통하는 기업이다. 이렇게 수십년 동안 쌓인 이익잉여금은 3000억원을 상회한다. 작년말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은 3544억원이다.
고려용접봉이 포트폴리오에 담은 기업들의 숫자도 20여곳에 이를 정도다. 고려아연을 비롯해 E1, 대구백화점, 한국화장품, 한빛방송(현 티브로드한빛방송)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았던 투자처는 대원강업이다. 고려용접봉은 대원강업의 적대적 M&A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때는 2012년 9월이다. 고려용접봉이 대원강업의 지분 3만6000여주를 사들이면서다. 이후로도 차근차근 대원강업의 지분을 늘리면서 보유 주식을 679만주(10.95%)까지 늘렸다.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도 개인적으로 대원강업 지분을 대거 매입해 지분율을14.45%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고려용접봉 측의 지분율은 25.4%까지 상승했다. 대원강업 대주주 지분율과의 격차가 한때 한 자릿수까지 줄기도 했다.
물론 이때 현대백화점이 대원강업의 백기사를 자처하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은 헤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현대백화점과 대원강업은 사돈지간이다. 고려용접봉 측도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고려용접봉은 안정적인 본업을 등에 업고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자문사를 직접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을 설립한 시기는 1998년이다.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은 유가증권에 관한 투자자문업이 주업으로 고려용접봉의 투자를 도왔다.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은 2010년 9월 투자자문업 면허를 반납하고 직접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대주주가 홍 회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때부터 개인 재산을 굴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의 역할이 축소되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부터다. 비상장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2015년 본격적으로 VC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역할이 축소된 코리아오메가투자자문은 2017년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에 흡수합병됐다.
◇2015년 신기사 출범, 승계 포석
2015년 코리아오메가는 신기사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출범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코리아오메가의 주주명단에 홍 회장의 장녀인 연경 씨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이전 코레아오메가의 경우 장남 주표 씨가 홍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고 연경 씨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오너 개인회사에 연경 씨의 등장은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후 한동안 특별한 변화 없이 지배구조가 유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코리아오메가는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변화를 알렸다. 장년인 연경 씨가 코리아오메가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최대주주인 홍 회장은 연경 씨에게 지분 315만5022주(30%)를 넘겼다. 총 거래금액은 170억원 정도다. 1주당 가격은 5418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코리아오메가의 전체 에쿼티 밸류(equity value)를 617억원으로 평가한 꼴이다.
해당 거래 후 민경 씨의 지분율은 종전 3.51%에서 33.51%로 크게 불어났다. 반면 홍 회장의 지분율은 종전 55.31%에서 25.31%로 줄었다. 장남인 주표 씨의 지분율엔 변동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거래를 통해 코리아오메가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일찌감치 코리아오메가의 승계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있어왔던 터라 대주주 변경이 향후 승계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사실상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밑그림은 연경 씨가 코리아오메가를 맡고, 주표 씨가 고려용접봉을 맡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용접봉은 홍 회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승계를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홍 회장은 1951년 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72세다.
홍 회장은 고려제강의 창업주인 홍종열 고려제강그룹 명예회장의 3남이다. 승계 과정에서 홍 회장은 고려용접봉 핸들을 잡았다. 이외 장남인 홍호정 회장은 고려특수선재를, 4남인 홍봉철 회장은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을 물려받았다. 고려제강은 차남인 홍영철 회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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