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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점검]쌍용차 M&A 막바지...산은 이자탕감 결단은?⑤다시 번진 책임론에 "배임 우려" 반론…KG그룹 인수전 성사 기로

김서영 기자공개 2022-08-22 07:31:55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은 한국 산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로 대변되는 산은의 기업금융 시스템은 경제 상황과 기업 여건 등 변화에 맞춰 모습을 달리해 왔다. 최근 몇 년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를 푸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성공한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더벨은 산은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을 살펴보고 현재 남아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 인수합병(M&A) 작업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달 26일 열리는 관계인집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쌍용차는 이미 수 차례 M&A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대주주 손바뀜이 여러차례였고 인수 합병 시도도 수 차례였다.

올 들어서만 에디슨모터스와 KG그룹 등 두 번의 피인수 시도가 있었다. 에디슨모터스와 M&A는 무산됐고 KG그룹과 인수전이 진행중이다. 쌍용차가 KG그룹의 품에 안기며 마지막 손바뀜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운명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딜 성사를 위해 산은이 지연이자 200억원을 탕감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수자인 KG그룹도 3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며 간접적으로 산은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산은은 '배임 우려가 있다'며 이자 탕감에 대해 불가 입장이다. 배임 논란을 피하며 쌍용차 구조조정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수차례 손바뀜, 기술 '먹튀' 논란 반복...홍역 치른 산은

쌍용차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6번의 M&A를 거쳤다. 쌍용차의 역사는 곧 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작은 1986년 11월 쌍용그룹 M&A였다. 쌍용그룹이 쌍용차의 전신인 '동아자동차'를 인수했고 이때 쌍용차로 사명이 바뀌었다. 쌍용그룹에 안긴 지 12년이 지난 1998년 이번엔 대우그룹으로 인수됐다. 그러나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중분해 됐다. 이후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인도 마힌드라그룹 등 외국기업으로 매각됐다가 다시 국내기업으로 인수 합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쌍용차 M&A 가운데 산은의 손을 탄 M&A는 모두 네 건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쌍용차를 해외로 매각하는 M&A였다. 대우그룹이 계열분리되자 쌍용차도 매물로 나왔다. 2009년 산은 주도로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됐다. 2004년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중국 상하이차그룹에 쌍용차를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쌍용차 인수 대금은 5900억원이었다.

상하이차의 쌍용차 기술 '먹튀' 논란이 일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M&A 당시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30만대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겠다고 산은에 약속했다. 쌍용차를 경영하던 5년간 상하이차가 지불한 기술이전료는 1000억원에 불과했다. 신차 한 모델을 개발하는 데는 최소 3000억원이 소요된다. 쌍용차가 개발한 차량 3종이 1000억원이란 헐값에 상하이차로 넘어갔다.

당시 산은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상하이차 인수 당시 산은은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핵심기술을 이전할 경우 산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특별계약을 맺었다. 산은은 1년 반 만인 2006년 7월 이를 풀어줬다. 상하이차가 쌍용차 기술을 뺏어가는 경로를 사실상 산은이 열어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산은은 당시 특약을 맺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산은은 다시 회생 매물로 나온 쌍용차를 인도 마힌드라에 넘겼다. 상하이차의 악몽이 되풀이됐다. 마힌드라는 인수 자금 5000억원 외에 10년간 130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특히 마힌드라는 2019년 3월 인기 차종이었던 티볼리의 차량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가 인도 현지에서 'XUV300'이란 차종을 출시했다. 기술이전료는 550억원이었다.

◇다시 '뜨거운 감자' 지연이자 200억 탕감이 관건

쌍용차는 부메랑처럼 산은에 돌아왔다. 지난해 4월 쌍용차의 회생 절차가 개시됐다. 두 번의 해외 매각이 실패한 뒤 산은은 쌍용차를 국내 기업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9월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최종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당초 자금력이 풍부한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으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올해 3월 에디슨모터스가 결국 인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자동으로 M&A가 해제됐다.

올해 4월 서울회생법원은 인가 전 M&A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최종인수예정자에 KG그룹이 선정됐다. 쌍용차가 18년 만에 국내 기업을 대주주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대금 3355억원 이외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신주 5645억원을 추가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격인 KG케미칼의 현금성자산 약 3600억원, 올 하반기 KG ETS 매각대금 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딜 클로징이 가까워지자 관련 업계에선 산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산은은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쌍용차에 단기차입금 1900억원을 빌려줬다. 보유한 지분은 없는 상태로 현재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은 74.65%다.

핵심은 단기차입금 1900억원에 대한 지연이자 200억원이다. 쌍용차 측은 산은이 지연이자를 탕감하는 결단을 내리길 바라고 있다. KG그룹의 인수대금이 선순위인 산은의 담보채권 변제에 사용되다 보니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의 실질 변제율이 41.2%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지연이자 200억이 상거래채권단 변제에 사용돼야 한다는 요구다. KG그룹도 딜 클로징 위해 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쌍용자동차 측은 "산은이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도 아시아나항공 M&A에 공적자금 1조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쌍용차에는 공적자금 투입이 없었다"며 "산업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국책은행으로서 쌍용차는 물론 중소 부품사의 어려운 경영 현실을 외면해서 안된다"고 말했다.

상거래채권단 상거래채권단 측에서는 "산은의 지연이자 200억원을 과감하게 양보해주면 관계인집회에서 100% 찬성으로 M&A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다"며 "상거래채권단이 한 푼이라도 더 변제를 받아야 부품사가 살아날 수 있고, 쌍용차에 부품 공급해 경영 정상화 이바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산은은 지연이자를 탕감할 경우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관된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달 26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할 것"이라고 만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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