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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한일시멘트, 'ESG경영' 통합 추진 조직 설치올해 초 '위험 작업 거부권' 도입..."안전 시설 투자에도 역대 가장 많은 60억원 지출"

이호준 기자공개 2022-08-23 07:49:28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다. 시멘트업종이 대표적인 환경오염과 중대재해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오명 벗기에 나섰다. 석회석 대체 연료 사용, 안전시설 투자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통한 이미지 변신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시멘트업계 선두 주자인 한일시멘트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회사는 대표이사 직속의 ESG위원회와 ESG실무협의회를 구축했다. 여기에 기후변화대응 TFT를 꾸리고 위험 작업 거부권을 도입하는 등 의미 있는 시도를 이어간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올해 처음으로 발간했다.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초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이사회 내부 소위원회는 아니다. 위원장을 맡은 전근식 대표이사 직속기관으로, 전사적인 ESG경영 전략과 실행계획을 수립한다.

전담 팀을 구성해 ESG위원회 체제 강화에도 나섰다. ESG위원회-ESG운영팀-ESG실무협의회로 이어지는 'ESG경영 통합 추진 조직'을 구축했다. 특히 환경 분과와 안전보건 분과 등 총 4개의 분과로 이뤄진 실무협의회는 임원급 인물들이 책임자를 맡아 무게감을 더했다.

TF를 꾸려 부문별 이슈의 실천력을 높이고 신속히 대응하는 데 집중했다. 환경 분과에 설치된 '기후변화대응 TFT'가 대표적이다. 기후변화대응 TFT는 중장기 탄소중립 달성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로서 기민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회사는 작년 3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3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출처: 한일시멘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한일시멘트가 안전관리에 대응하는 방식도 관심이 가는 지점이다. 올해 초 시멘트업계 내에선 드물게 '위험 작업 거부권'을 도입했다. 위험 작업 거부권 도입으로 산업재해의 위험성을 느낀 근로자는 스스로 작업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최고안전책임자(CSO) 직책을 신설하고 오해근 상무를 임명했다. 오 상무는 한일시멘트 인천공장장, 여주공장장 등을 역임하는 등 높은 현장 이해도를 가졌다는 평이다. 오 상무를 필두로 회사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협력사 안전보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보여주는 ESG 행보는 주로 '친환경·안전관리'와 관련된다. 현재 업계 최초의 '레미탈' 제품 환경성적표지 인증, 저탄소·저에너지 그린시멘트 생산기술 개발, 석회석 원료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비탄산염 원료로 대체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사고 대비를 위한 시설 투자에도 역대 가장 많은 약 60억원을 지출했다.

공장과 연계된 굴뚝 산업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멘트업종은 철강·석유화학·정유 업종과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탄소 배출 주범인 유연탄을 주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중대재해 사고마저 업계를 덮쳤다. 올 초 삼표시멘트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근로자 3명이 매몰되는 채석장 사고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수사 대상 1호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씨앤이(옛 쌍용양회) 역시 2월 동해공장과 7월 북평공장에서 각각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와 매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일시멘트는 ESG경영을 통해 이미지 제고를 노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기후변화대응 전략'을 회사가 인식해야 할 핵심 이슈로 꼽았다. '건강 및 안전'을 비롯해 △공급망 ESG관리 △친환경 제품 및 사업 △사회공헌 및 지역사회 개발 등도 핵심 이슈에 선정됐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ESG라는 시대적 흐름을 시멘트 업계도 피해 갈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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