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경쟁 심화'에 시름하는 음원업계 [위기의 음원플랫폼, 돌파구는]①지니뮤직·NHN벅스 이익률 4~5%대, 드림어스컴퍼니는 적자 전환
김슬기 기자공개 2022-08-25 13:33:50
[편집자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로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이해관계자가 다양한만큼 수익성 창출이 쉽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인앱결제 수수료가 최대 30%까지 상승하면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위기에 봉착한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의 현 상황과 향후 글로벌 음원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3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이 위기에 봉착했다.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 정책 시행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지만 정작 수익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사와 경쟁관계에 놓인 유튜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시장 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국내 음원 플랫폼 1위 서비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지만 최근 음원 소비 추이를 보면 유튜브나 유튜브뮤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콘텐츠 차별화가 쉽지 않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비해 복수 이용이 어렵다. 이 때문에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면 겉잡을 수 없다. 각 사의 차별화 전략이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 구글 인앱결제 여파로 줄줄이 가격인상…음원전송사용료 개선도 '난항'
올 들어 음원플랫폼의 이용권 인상이 줄줄이 이어졌다. 지난 6월말부터 카카오엔터의 멜론이 이용권 결제 가격을 10% 인상했고 지니뮤직, 플로(드림어스컴퍼니), 네이버 바이브 등도 일부 요금을 인상했다. 사업자별로 인상폭은 5~15% 정도다. 이는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른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을 보면 현재 음원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의 65%를 창작자에게 저작권료로 지급한다. 남은 35% 중 5%는 결제 수수료로 지급, 대략 30% 정도가 음원 플랫폼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앱결제 적용 시 수수료가 15~30%까지 상승하면서 음원 플랫폼이 가져갈 수 있는 몫은 5~20%까지 떨어졌다. 수수료가 대폭 올라가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현재 음원 서비스 업체의 이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카카오엔터 내에 있는 멜론은 별도로 수익이 공개되지 않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지니뮤직과 NHN벅스의 영업이익률은 4~5%대에 불과했다. 플로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피니는 음원 사업 시작 후 지난해에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인앱 결제 수수료 인상 여파가 온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영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음원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수익을 유지하려면 요금제에 따라 이용료의 1.5배(수수료 15%)에서 6배(수수료 30%)를 인상했어야 하지만 소비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음원플랫폼 업체들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를 손 댈 수 없기 때문에 문체부의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총매출액'에는 결제수수료, 마케팅 비용 할인 등 모든 제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제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뒤 창작자의 몫을 분배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신 창작자 단체와 플랫폼 업체의 배분 비율을 68%와 32%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음저협 측은 수치로만 보면 음악권리자의 수익을 상향 조정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음원플랫폼 업체에서 유통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징수규정 개선안이 불합리하다고 봤다. 카카오엔터나 드림어스컴퍼니 등은 유통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뿐 아니라 유통 수익도 가져가고 있다고 봤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 올 상반기말 기준(400위권 기준)으로 카카오엔터의 음원 유통 시장 점유율은 35.6%, 지니뮤직 15%, 드림어스컴퍼니 13.3%, NHN벅스 5.7%를 기록했다. 결국 음원플랫폼사와 음저협의 입장 차이도 좁혀지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음원사업이 산업화되면서 플랫폼사업자가 유통을 전담하는 구조는 흔하다"며 "음원 확보를 위해 유통 측면에서 수직계열화를 해놓지 않으면 리스크가 큰 데 음저협이 갑자기 이를 근거로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개선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점을 흐린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 유튜브뮤직 2년만에 지니뮤직·플로 제쳤다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상도 문제지만 유튜브뮤직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위기 의식을 키우고 있다. 물론 음원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곳은 카카오엔터의 멜론이다. 그럼에도 멜론을 비롯한 국내 플랫폼의 경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하락 추세에 있는 반면 유튜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멜론의 MAU는 748만명으로 2020년말 대비 1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지니뮤직이나 플로 역시 각각 20%, 13% 감소한 369만명, 257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유튜브뮤직의 MAU는 450만명으로 2020년말 대비 65% 성장했을 뿐 아니라 지니뮤직과 플로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유튜브뮤직의 성장세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유튜브 내 광고를 없애는 동시에 콘텐츠 저장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월 1만450원을 내고 구독을 하면 유튜브 뮤직 앱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음원플랫폼의 이용료와 비슷한 수준인데다가 동영상과 음악을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선택 유인이 크다.
유튜브의 경우 구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인앱결제에 따른 수수료 영향이 국내 음원플랫폼에 비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튜브뮤직은 영상과 음원을 결합한 서비스를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서 음원전송사용료 징수대상으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내 음원플랫폼과 유튜브 뮤직과의 불공정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음원플랫폼 시장에서의 대내외 환경이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사업자들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향후 성장성이 갈릴 수 있다. 멜론, 지니뮤직, 플로(드림어스컴퍼니), 벅스(NHN벅스) 등이 모두 오디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는 이유다. 향후 개별 플랫폼의 차별화 전략 등이 어느 정도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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