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겨냥'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 M&A 광폭 행보 에어로케이 '유증+CB' 500억 출자, 상장사 포함 3조 자산 지배…작년 로젠택배 이어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2-08-29 08:06:2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계사 출신으로 인수합병(M&A) 시장 '큰손'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이 항공 산업에 진출한다. 권 회장은 지배력을 가진 '디에이피'를 통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을 인수한다. 지난해 택배 기업 '로젠택배' 인수로 주목받은 권 회장이 패션업을 기반으로 전자기기와 유통에 이어 항공까지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코스닥 상장사 디에이피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에어로케이홀딩스 유상증자에 3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에어로케이홀딩스는 LCC 에어로케이항공을 지배하는 법인이다. 다음날인 24일 100억원을 출자한 가운데 내년 1월과 7월에도 각각 1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를 마치면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 64.04%를 확보한다. 디에이피는 사실상 에어로케이항공에 지배력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디에이피는 2년 내 에어로케이홀딩스가 발행할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인수도 확정했다. 선행 조건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업결합심사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PCB 전문기업 디에이피가 이종산업인 항공사 투자를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단연 오너인 권오일 회장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권 회장은 서울대 출신 회계사라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시장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만 그는 굵직한 M&A로 시장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코웰패션과 로젠택배, 모다아울렛 등 권 회장이 M&A로 지배력을 확보한 곳이다.
권 회장의 거점은 단연 '대명화학'이다. 다만 이를 되짚어보면 그는 2000년대 중반 '케이아이지홀딩스'라는 창업투자회사가 전신이다. 이와 별도로 2010년 화학사업을 영위하던 '대명화학'에 최대주주 이름을 올린다. 다만 그 전부터 지분을 보유했는지는 공개된 바가 없다.
이와 관련 케이아이지홀딩스는 2014년 12월 대명화학을 합병하면서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된다. 즉, 현재 대명화학은 창투업을 본업으로 하다 화학회사를 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감사보고서에 대명화학 합병비율이 1대 2.9755671로 명시된 점, 특수관계로만 명기된 점 등을 고려하면 양사가 지분 관계로 얽혔던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90.25% 지배력을 가진 대명화학을 거점으로 계열사를 거미줄처럼 늘려가고 있다. 대명화학 연결 재무제표에 산입되는 기업만 41개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로는 코웰패션과 모다이노칩, 디에이피 등 3사가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코웰패션, 모다이노칩, 디에이피 등 상장사를 비롯해 로젠택배 같은 대부분의 기업을 M&A로 품었다는 점이다. 권 회장은 대명화학을 앞세워 2006년 필코전자, 2009년 모다이노칩을 품었다.
그는 2010년 모다아울렛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인수한 코웰패션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모다이노칩과 코웰패션은 제휴와 투자, M&A 등으로 다수의 브랜드를 확보해 언더웨어부터 스포츠의류, 골프웨어, 잡화까지 품목을 다각화했다.
코웰패션이 안정 궤도에 오르자 대형 M&A도 시도했다. 지난해 3400억원에 인수한 로젠택배가 주인공이다.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던 로젠택배는 매각에 난항을 겪다 권 회장 눈에 띈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 입장에선 전체 사업군에서 시너지를 내는데 물류사업의 중요성도 커진 상황이었다.
인수 원년인 지난해 로젠택배는 매출액 6124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9.4%, 영업이익은 14.4% 증가했다. 외형 성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로젠택배도 권 회장의 성공한 M&A 포트폴리오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연결 기준) 대명화학 자산총액은 2조67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권 회장이 지배력을 가진 '어센틱브랜즈코리아(자산총계 4681억원)' 등 특수관계를 포함하면 전체 3조원을 넘는 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M&A 시장에서 권 회장의 행보를 주시하는 까닭이다. 권 회장이 3조원대 자산을 거느린 기업집단을 이룬 가운데 로젠택배에 이어 에어로케이항공 인수까지 나서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번에 에어로케이항공 인수에 활용된 디에이피는 권 회장이 2012년 11월 경영권을 인수한 이래 본업 외 투자 활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