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음원플랫폼, 돌파구는]네이버 바이브, '내돈내듣' 창작자 환경 개선 앞장⑥무비·도슨트·서적 등 오디오 콘텐츠 차별화, 통합 후 꾸준한 성장세
김슬기 기자공개 2022-09-02 09:55:41
[편집자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로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이해관계자가 다양한만큼 수익성 창출이 쉽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인앱결제 수수료가 최대 30%까지 상승하면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위기에 봉착한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의 현 상황과 향후 글로벌 음원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바이브(VIBE)의 모토는 '음악은 같이 들어야죠'다. 이용자간 연결과 듣는 경험을 확장한다는 목표 아래 음원 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음원을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디오 무비, 오디오 도슨트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종합 오디오 서비스 도약을 꿈꾸고 있다.바이브는 이용자 측면에서의 차별점 외에도 자체 정산시스템도 별도로 가지고 있다. 일명 '내돈내듣(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으로 불리는 바이브 정산시스템(VPS·VIBE Payment System)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방식으로 창작자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바이브는 틈새시장 공략 덕에 치열한 음원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네이버뮤직·바이브 통합, 유료가입자 60만 돌파
네이버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역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들어 국내 디지털 음원사업이 확대됐고 2004년엔 음원이 음반시장의 규모를 넘어서게 됐다. 2005년에는 유료 음원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네이버는 포털사이트의 서비스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네이버 뮤직'을 론칭했다.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음원의 유통을 담당한 것이 아니라 외부 유통사에 위탁을 맡겨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09년부터 2018년 3월까지 엠넷닷컴이 이를 담당했다. 엠넷닷컴은 엠넷미디어, CJ E&M, CJ 디지털뮤직 등으로 운영사가 변경됐다. CJ디지털뮤직은 2018년 지니뮤직에 합병됐다. 계약 만료 후인 2018년 4월부터는 YG플러스로 변경됐다.
2018년에는 위탁 운영사만 바뀐 게 아니라 서비스도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다. 2018년 6월 바이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0년 11월 네이버 뮤직 서비스를 종료하고 바이브로 통합했다. 통합 당시 인디 뮤지션을 소개하고 공연영상을 제공하는 '온스테이지' 서비스도 이관됐다.
네이버는 음원 사업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인만큼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차별점 구축에 힘쓰고 있다. 바이브 유료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60만명으로 2016년 7월 네이버 뮤직의 최대 구독자였던 37만명을 넘겼다. 네이버의 맞수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의 경우 SK텔레콤이 키운 '멜론'을 인수하면서 업계 1위다. 유료가입자는 500만명 정도다.
◇서비스 '락인효과' 극대화…조직개편 후 오디오 콘텐츠 '강화'
네이버 바이브는 별도의 사업부문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나 이익을 알기는 쉽지 않다. 현재 뮤직사업은 네이버 내 콘텐츠 매출로 분류되고 있다. 콘텐츠는 웹툰, 스노우, 뮤직·NOW(나우) 및 기타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올해 상반기 뮤직을 포함한 기타 매출은 367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936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 내에서 뮤직사업 비중은 크지 않지만 플랫폼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6월 출시된 네이버멤버십 플러스는 기본적으로 쇼핑과 예약시 결제금액의 5%를 적립해주는 구독 서비스지만 바이브, 티빙, SPOTV스포츠, 웹툰·시리즈, 시리즈온 등 디지털 콘텐츠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사업은 튠(Tune) CIC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나우와 바이브, 오디오 클립 등을 한데 묶어 담당하고 있다. 기존 뮤직서비스 부서에서 CIC로 확대개편된 뒤에는 오디오 서비스가 강화됐다. 지난해 12월 바이브 내에 오디오 탭이 신설됐고 여러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 종합 오디오 서비스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 등의 전시 오디오 도슨트를 독점 제공하고 이어령·김지수 작가의 베스트셀러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도 공개하고 있다. 바이브는 오디오 탭을 신설한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디오탭 출시 전 대비 앱 신규 설치한 수도 일 평균 2배를 기록하고 있고 기존 이용자 중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 수도 1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 VPS, 창작자 생태계 형성에 기여…음원시장서 정착할까
바이브는 오디오 콘텐츠 뿐 아니라 사용자나 아티스트와 함께 음악을 듣고 대화를 하는 등 소통이 가능한 파티룸, 노래의 보컬 음역대를 줄여 따라 부르기 쉽게 바꿔주는 노래방 기능 등도 있다. 또 최근에는 음원 플랫폼 최초로 원문가사와 한국어 번역가사를 제공하는 '번역가사 서비스'도 시작했다.
바이브는 서비스 차별화 뿐 아니라 정산 구조의 개선도 앞장서고 있다. 2020년 5월 도입한 VPS는 이용자가 낸 음원 사용료를 실제로 이용자가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방식이다. 국내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는 총매출을 전체 재생수로 나누고 특정 음원 재생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서 정산하는 비례배분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른 음원 플랫폼은 비례배분제에 따라 저작권료를 분배하지만 바이브는 이용자별 정산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인기가수 중심으로 정산되는 구조는 마이너 장르의 창작자들에게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도록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작자들이 정산 구조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본인이 낸 구독료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사용료 징수규정' 개편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 바이브가 여타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규모가 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 4개 신탁단체에 지급되는 사용료는 기존 비례배분 방식으로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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