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라이징 스타]'2년 연속 무증' 에브리봇, 재무·사업 자신감① 2016년 첫 제품 출시 후 '외형·수익성' 급성장, '공시 번복' 실수 '성장통'
정유현 기자공개 2022-09-15 08:02:02
[편집자주]
한국거래소는 매년 하반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기업을 선별해 '코스닥 라이징 스타' 타이틀을 부여한다. 15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큰 소수의 기업을 엄선한 것이다. 2022년 기존에 선정된 기업(35개사) 중 22개사가 재선정됐고 16개사가 신규로 선정되며 총 38개사가 라이징 스타 훈장을 받았다. 더벨은 새롭게 라이징 스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과 재무,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청소기 1위 업체 '에브리봇'은 창업 8년차의 신생 기업에 속한다. 통상 초기 기업들이 창업 3~7년차에 매출 부진과 자금 부족 등으로 이른바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만나는 것과 달리 매년 내실을 다지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창업 후 2년을 제외하고 매해 순이익을 적립한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유보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874%에 달한다.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올해 매출 최고치 경신이 예고된 상태다. 이러한 재무 지표와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상증자'를 시행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 '물걸레 로봇 청소기 점유율 '90%', 올해 매출 최고치 경신 '기대'
2015년 설립된 에브리봇은 국내 1위 로봇청소기 전문업체다. 2020년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은 35% 수준이다. '물걸레' 전용 로봇 청소기만 보면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사실상 물걸레 전용 로봇 청소기 분야엔 경쟁자가 없는 셈이다.
에브리봇은 2016년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청소기 'RS500'를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킨 영향에 설립 3년차인 2017년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2018년부터 매출 증가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2019년 출시한 엣지(EDGE) 모델의 성공과 삼성전자에 수출용 로봇청소기를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며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2018년 132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49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로봇 청소기 업계 최초로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에 엣지 후속 모델인 '엣지2'를 출시하며 또 한번 외형과 수익성 '점프 업'을 노린다.
단순 외형만 확대된 것은 아니다. 2017년 5.8%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0%로 상승했다. 2020년엔 26%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276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벌며, 1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한다'는 정우철 대표의 철학 아래 외주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짜고 소비자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한 덕분이었다.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 높은 제품을 출시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 매출 가속화와 인도,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신규 해외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도 도모한다. 지난해 40% 수준이던 온라인 채널 비중을 2025년까지 4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등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공략하고 쿠팡 등 직매입을 통한 안정적 매출 구조를 짜고 있다.
신제품 출시 및 판매 전략 강화를 통해 올해도 최대 매출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에브리봇 측이 당초 내놓은 목표치는 615억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다. 다만 최근 물가 인상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에서 목표치 하향 조정도 고민하고 있다. 목표치를 조정한다고 해도 지난해 성과는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안정적 재무 덕 주주환원 정책 실시…공시 실수로 '취지 무색'
에브리봇은 2017년 코넥스에 상장한 후 2021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 후 2년 연속 무상증자를 진행했고 코스닥 상장 후 첫 주당 350원의 현금 배당을 진행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주주 환원 정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안정적인 재무 상태 덕분이다.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303억원 수준이다. 순이익이 차곡차곡 쌓인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유보율은 1800%를 넘는다. 2020년엔 2400%를 넘기도 했다. 유보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부채비율은 41% 수준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을 준비하며 유통 물량이 적다는 판단하에 지난해 2월 한 차례 무상증자를 진행했고, 올해 8월에도 무상증자를 결정했고 9월 6일자로 권리락이 발생했다. 무상증자에 필요한 30억4783만원은 넉넉한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전액 충당한다. 6월 말 기준 주식발행초과금은 439억3508만원 수준이다.
그동안 유통 물량이 적다는 기관투자자들의 지적이 있었고 내부적인 판단하에 무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2년 연속 무상증자를 진행하며 시장에 에브리봇의 재무 상황이 탄탄하다는 신호를 내비쳤을 뿐 아니라 향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자본금을 늘렸는데, 사업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면 결국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무상증자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잡음이 발생하며 에브리봇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에브리봇은 무상증자 비율을 2대 1로 발표했다가 실수를 인지하고 1대 1로 정정 공시를 진행했다. 정관상 발행 주식의 총수가 1500만주인데, 주당 2주를 배정하면 발행 주식수가 1800만주를 넘기게 되는 상황이었다.
임시 주주총회 등을 개최해 정관을 변경해야만 초과 무상증자가 가능하다. 주주총회를 개최하려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정을 번복하지 않고 비율을 조정해 계획대로 무상증자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 이슈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에브리봇 관계자는 "그동안 탄탄하게 재무 상태를 유지하며 무상증자 재원을 확보했고 향후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통 물량을 늘리는 것이 맞다는 판단하에 결정한 것"이라며 "정관을 꼼꼼히 살피지 못해 실수가 있었고, 계획대로 무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 가능한 범위로 비율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발행주식 총수의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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