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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T 지분교환]두 회사 모두 거친 '미들맨' 윤경림 사장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 주도, '현대차·KT' 요직 경험 '글로벌 테크컴퍼니' 도약

원충희 기자공개 2022-09-08 10:02:5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과 KT그룹 간에 이뤄지는 7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은 윤경림 사장(사진)이 이끄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부문이 주도했다. 이번 협력은 통신위성과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있다.

특히 윤 사장은 현대차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KT와 현대차그룹 양쪽과 인연이 있다. 두 회사를 모두 경험하며 통신과 모빌리티 간의 시너지 요소를 캐치하고 이번 혈맹을 모색했다.

◇KT에 3번 재입사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문가

KT는 약 7500억원의 자사주를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자사주와 교환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차가 4456억원, 현대모비스가 3003억원 규모로 지분율은 각각 1.04%, 1.46%가 된다. 반대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KT 지분을 각각 3.1%, 4.69%씩 갖게 된다.

이번 제휴를 주도한 부서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이다. 지난해 9월 구현모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된 조직으로 △그룹 경영 및 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외부 제휴·협력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각 그룹사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룹 내 시너지 창출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자 조직됐다.


부문장은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지낸 윤경림 사장이 선임됐다. 윤 사장은 2006년 신사업추진실장으로 KT에 합류한 인물이다. 2010년 CJ그룹으로 적을 옮겼다가 2014년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으로 복귀한 뒤 글로벌사업부문장(부사장)을 지내던 중 2019년 현대차 Taas사업부 부사장으로 이직했다. 지난해 구 대표의 부름을 받고 KT로 복귀하면서 이번이 세 번째 입사다.

윤 사장은 황창규 전 KT 회장 시절 구 대표가 황 전 회장 첫 비서실장을 지낼 당시 회장 직속조직이었던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실장을 맡았었다. 그룹 안팎에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에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가 그를 영입했던 이유며 구 대표가 그룹사 전반의 제휴를 맡을 인사로 윤 사장을 낙점한 배경이기도 하다.

◇모빌리티·데이터·콘텐츠·ESG 등 그룹사 차원의 협력 추진

이번 지분교환은 올 1월 신한금융과의 지분 제휴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신한금융은 박종욱 사장이 이끄는 경영기획부문이 주도했다. KT에서 본사 차원의 동맹은 전략기획 라인이, 그 외에 그룹사(계열사) 차원의 외부제휴·협력 등의 업무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의 소관이다.

현대차와의 제휴는 자율주행 기술에 최적화된 6세대 이동통신(6G) 공동 개발과 인공위성 기반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 인프라, KT의 유휴공간을 이용한 전기차(EV) 충전 인프라 확대, 콘텐츠 수급과 다양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 RE100 공동대응 등 전방위적으로 그룹사가 관계되는 거대 동맹이다.

특히 윤 사장은 전사 모빌리티 사업을 주관하는 Taas사업부장을 지냈다. 이때의 경험으로 현대차와 KT가 모빌리티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요소가 많은 점을 캐치한 게 이번 혈맹으로 이어졌다. KT 입장에선 국내 1위 완성차 업체를 우군으로 잡은 만큼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영위하는 통신업은 내수산업 성향이 강한 업종이라 꾸준히 해외진출을 모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글로벌 완성차인 현대차는 내수차량에 KT 통신을 깔아두는 것은 물론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우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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