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코스닥 라이징 스타'로 지정된 에브리봇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지정예고' 공시를 보고 적잖게 당황했다. 한국거래소가 나름 꼼꼼한 평가를 거쳐서 선정한 곳일 텐데, 발표 한 달도 채 안 돼서 이런 공시가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사안을 취재해 보니 8월 중순경 진행된 무상증자 공시 '실수'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에브리봇은 주당 2주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가 30분 만에 주당 1주로 정정했다. 무상증자로 인한 거래정지가 풀리기 전에 정정이 되면서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무상증자 호재를 기대했던 주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무상증자 정정 공시를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관상 총 발행 주식 수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공시 담당자의 실수 때문이었다. 에브리봇은 상황을 거래소에 소명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한 달 동안 좌불안석이었지만 최근 불성실법인에 미지정되며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매출 600억원을 바라보는 상장사가 직원 한 명의 단순 실수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설립 8년 차의 신생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설립 후 2년을 제외하고 매년 순이익을 내며 빠르게 국내 1위 로봇 청소기 업체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짧은 기간 외형을 키우다보니 기업 성장 속도에 맞춰 내부 조직 역량까지 끌어올리지 못해 이번 해프닝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에브리봇은 거듭된 성장 속에 여러 징후가 있었지만 '성장통'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벤처 단계를 넘어 핵심 역량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며 성숙기에 접어드는 과정의 당연한 '진통'이라고 넘겼을지 모른다. 갑작스러운 직원의 실수를 통해 조직의 미성숙에 따른 성장통을 지금이나마 인지한 것은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에브리봇은 이번 이슈를 매개로 외형과 조직원 역량의 불균형을 해소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모멘텀으로 만들길 바란다. 몸집이 커지는 데 따른 성장통을 해결하는 것도 기업 성장 과정의 필수 숙제이기 때문이다. 성장에 걸맞은 운영 체계를 착착 갖춰나가며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강소기업을 넘어 중견기업의 문턱을 넘고 더 나아가 세계 속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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