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투자유치 전략]'P의 거짓'으로 해외투자자 사로잡은 네오위즈, 게임 중심 소통⑫IR 채용 요건 중 하나 '게임 즐기는지'... 다음 과제는 미래 성장성 설득
황원지 기자공개 2022-10-04 14:19:34
[편집자주]
게임업계가 큰 손 투자자와의 관계 형성에 열성이다. 자금시장에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도 게임산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블록체인과의 융합이 용이한 만큼 향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게임사들도 투자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IR 등 대외 홍보역량을 강화하는 것부터 내실을 다지기 위한 R&D 등 다양한 행보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16:3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오위즈는 최근 'P의 거짓'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게임사다. P의 거짓은 네오위즈가 개발 중인 콘솔 액션으로, 지난 8월 독일 게임쇼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최근 MS의 XBOX 게임패스와도 계약을 맺으면서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IR팀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P의 거짓 예상 성과, 이후 라인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탐방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데다, 월 평균 30건 이상의 미팅을 진행중이다.
다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인 만큼 투자자를 설득할 무기가 중요하다. IR팀은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게임 산업 전반과 게임성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IR 팀을 채용할 때부터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지 여부를 주요하게 살피고, 내부적으로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 게임사 중 첫 IR조직 구성... 나성균 의장 중심 지배구조 확고
네오위즈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처음으로 IR조직을 구성했다. 2000년 상장 후 2001년 IR조직을 만들어 투자자와의 소통을 본격화했다. 문지수 CFO 산하에 커뮤니케이션실이 있고 실 내에 PR팀과 IR팀이 있다. IR팀은 팀장 1명, 팀원 2명으로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외 투자자 소통, 실적발표, 주주총회, 이사회, 공시 등 관련 모든 업무를 IR팀에서 도맡고 있다.
IR조직을 이끄는 헤드는 문지수 CFO다. 문 CFO는 2018년부터 네오위즈의 대표를 맡았으나, 올해 1월부터 자리를 옮겨 일본 자회사 게임온 대표와 네오위즈의 CFO를 맡았다. 게임온은 네오위즈의 일본 법인으로, 산하에 투자조합 지온인베스트먼트를 두고 있다.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투자자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네오위즈는 평균적으로 분기에 1~2회 IR컨퍼런스, NDR을 진행했다. 지난 2년간은 타 게임사와 같이 코로나로 인해 출장과 대면보다는 화상 방식으로 미팅을 진행해왔으나 최근 대면 미팅을 활성화했다. 최근 대면과 화상 미팅의 비중은 각각 50대 50 수준이다.
나성균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확고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네오위즈의 최대주주는 네오위즈홀딩스로 지분 30.75%를 확보하고 있다. 네오위즈와 마찬가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있는 네오위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2.44%의 나성균 의장이다. 나 의장의 네오위즈 지분율은 약 5.16%다.
현재 나 의장과 자사주 5.22%를 제외한 58%에 달하는 비중은 나머지 주주가 차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는 외국인이 네오위즈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8.12%로 다소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말 11~12% 규모였던 외국인 비중이 올해 들어 다소 하락세를 띄고 있다.
최근 2년간 매입한 자사주는 향후 성장 동력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100억원, 올해 15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해당 자사주를 M&A와 게임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통상 인수합병에서는 자사주를 주고 타 회사 지분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자사주가 활용된다.
◇게임스컴 3관왕 한 P의 거짓, 투자자 설득할 무기는 '게임산업 이해도'
네오위즈는 최근 P의 거짓으로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P의 거짓은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한 콘솔 액션 RPG(역할수행게임)으로, 5월 첫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8월에는 독일 게임스컴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부문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오는 2023년 콘솔과 PC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 예정이다.
시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2020년 사이버펑크 2077, 2021년 엘든링을 잇는 소울라이크 장르 기대작으로 꼽힌다. 특히 MS 게임패스에 들어가면서 약 200억원 내외 계약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2000억원대인 매출이 내년 3000~4000억원대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목이 쏠리면서 IR팀으로도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월 평균 30개 이상의 투자자 미팅을 진행중이다. 지난 8월 국내 NDR 중 단체 컨퍼런스콜에 50여명 이상의 기관투자자가 참석하며 열기를 띄었다고 전해진다. IR팀 관계자는 “이전보다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탐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아직 출시 전인 게임이라 모든 전망이 예측치라는 점이다. 투자자에게 게임의 성장성에 대해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국내에서 주로 개발해온 게임이 아닌 만큼 장르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익숙치 않다.
네오위즈 IR팀의 무기는 게임 산업과 게임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다. 네오위즈가 출시한 게임의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투자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이를 위해 팀 내에서 게임시장에 대한 세미나를 여는 등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다.
문지수 CFO는 “과거 IR조직을 꾸릴 땐 IR전문성을 주로 살폈지만, 최근에는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본다”며 “결과적으로 현재 네오위즈 IR팀은 자사 게임 뿐만 아니라 산업 동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주 중 유일하게 선전 중... 다음 라인업 확보 관건
네오위즈의 주가는 최근 국내 게임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주가는 지난해 11~12월 블록체인 게임 등으로 고점을 찍은 후 올해 내내 하락 중이다. 엔데믹으로 코로나 수혜가 끝난 데다 크립토 윈터로 기대감도 떨어졌다. 네오위즈도 지난해 8월 주당 4만4000원을 기록한 이후 올 5월 1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P의 거짓 공개 후부터 꾸준히 상승세다. 게임스컴 3관왕 달성 후 주당 4만원을 돌파하며 계속해서 올랐다. 29일 네오위즈의 종가는 3만7100원이다.
주가가 선전하는 가운데 IR팀의 다음 과제는 네오위즈의 미래 성장성을 설득하는 것이다. P의 거짓 이후의 라인업은 어떠한지,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심이다. 특히 장기투자자 확보를 위해서는 이 과정이 필수적이다.
IR팀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서 P의 거짓과 이후의 라인업으로 개발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며 “수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확하게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P의 거짓 다음 네오위즈 라인업으로는 P의거짓 개발사가 만드는 오픈월드 생존 슈터 신작과 일본 유명 IP를 활용하는 모바일 RPG가 준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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