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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연봉 일괄 인상 러시 불참…혜안 빛났다 [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⑩충분한 프로젝트별 성과 보상, 작년 인건비 대폭 인상 후폭풍 없어 실적도 개선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24 13:01:09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게임업계를 휩쓴 일괄적인 연봉 인상 러시에 불참했다.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던 다른 주요 게임사들과는 차별화한 행보였다. 당시 남궁훈 대표는 인건비 확대가 추후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프로젝트별 성과 중심 보상에 초점을 맞췄다.

올 들어서는 그 혜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무리하게 인건비를 올렸다가 신작 부재 등 이슈에 부딪혀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잇따른 신작 히트에 힘입어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주식 보상 등을 통해 수혜도 충분히 나눌 수 있었다.

◇인재 영입 광풍에 제동…스톡옵션 행사 차익으로 급여 지출은 늘어

"올해 일괄적인 연봉 인상은 없다."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작년 3월 사내 메신저를 통해 이같이 공지했다. 넥슨, 넷마블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이 경쟁적으로 전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인상한 것과는 달랐다.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보상책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이듬해에는 동종업계 수준을 고려해 책정키로 했다. 복리후생이나 리텐션 플랜, 신입사원 초봉 등을 이른 시일 내에 개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남궁훈 (당시) 대표가 전 직원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로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하며 연봉 일괄 인상 움직임에 불참했다"며 "길게 봤을 때 회사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프로젝트 성공에 따른 보상을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급여 추이는 꾸준히 개선됐다. 2019년 카카오게임즈의 직원 급여총액은 251억원으로 1인당 평균 6600만원 수준이었다. 이듬해에는 321억원으로 급여총액이 늘었고 1인당 평균 8800만원가량 됐다.

특히 작년에는 급여총액이 596억원으로 급증했고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년 새 2배 가까운 1억51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차익이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9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2만4000원이었는데 이듬해 주가가 1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및 스톡옵션을 지급했는데 이를 통해 상당수가 차익을 거뒀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직원 급여총액이 45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3% 늘어났다. 반년 만에 작년 한 해 전체 급여총액의 76.7%를 채웠다.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 역시 96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신작 흥행 힘입어 영업이익률 20% 돌파…상여·주식보상 개선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몇 년 새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상여 지급 규모도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 카카오게임즈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3910억원이었는데 이듬해 4955억원으로 늘었다. 작년에는 그 2배가 넘는 1조125억원의 영업수익을 달성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히트를 친 영향이 컸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6051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오딘'의 대만 진출 성과와 더불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흥행에 힘입은 결과다.


탄탄한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인건비도 꾸준히 늘었다. 2020년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기준 887억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다. 이듬해에는 1292억원으로 규모가 커졌고 올해에는 반년 만에 979억원의 인건비가 발생했다.

개발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전체 급여는 지난해 122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 19억원 수준이었던 주식보상비용 역시 지난해 69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주식보상비용은 63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우상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2019년 350억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은 이듬해 665억원, 지난해 1119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3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1년 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9~13%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도 올 상반기 20.3%로 크게 개선됐다. 일괄 연봉 인상 없이도 신작 흥행과 충분한 보상이 이어지면서 회사와 종업원 모두 만족할 만한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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