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조용한데' SKC 수원공장 이전설 나오는 배경은 낮은 수익성 탓 부동산 가치 부각, 이전 비용 높아 '현실성 없다' 지적도
감병근 기자공개 2022-10-21 07:51:1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인수하는 SKC PET(폴리에스테르) 필름사업부문의 수원공장 이전설이 부동산업계에서 돌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PET 필름사업 수익성 탓에 이번 인수가 부동산 등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전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와 SKC 측에서 올해 연말경 수원공장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PET 필름사업부문 인수를 진행 중인 한앤컴퍼니는 물론, SKC도 아직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과 계획도 발표한 적은 없다.
한앤컴퍼니는 SKC PET 필름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신설법인 SKC미래소재 인수를 연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전설이 돌고 있는 수원공장은 향후 SKC미래소재의 본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양측의 발표가 없음에도 수원공장 이전설이 나오고 있는 배경으로는 SKC PET 필름사업부문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이 지목된다. 작년 SKC에서 PET 필름사업부문을 핵심으로 하는 인더스트리소재 분야는 매출 1조1318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체의 33.3% 비중을 차지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4.8%에 그쳤다. 인더스트리소재 분야의 영업이익률은 약 6.1%로 SKC 전체 영업이익률 13.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화학 분야는 30.1%, 모빌리티 분야는 9.9%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한앤컴퍼니가 사업보다 부동산 등 PET 필름사업부문의 자산에 초점을 맞춰 인수를 추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PET 필름사업부문 인수대금은 1조5950억원에 달한다. 현재의 수익성을 고려하면 부동산 등 자산을 제외하고 사업만으로는 이만한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수대상이 되는 자산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단연 수원공장이다.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분할되는 PET 필름사업부문은 수원, 천안, 진천에 위치한 공장을 승계하게 된다. 미국 등 해외에도 PET 필름사업부문 공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각 공장의 부지면적을 살펴보면 진천공장이 약 25만㎡로 가장 크고 수원공장이 약 14만㎡, 천안공장이 약 9만5000㎡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다만 수원공장을 제외한 공장들은 교외의 농공단지에 위치하고 있어 부지가 지니는 가치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공장은 수원 북쪽 지역의 주거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올해 공시지가만 ㎡당 164만5000원으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부지 가치만 23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인근 아파트 시세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지 가치는 공시지가를 2~3배 가량 웃돌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부지 매각을 통한 한앤컴퍼니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함께 수원공장 바로 북쪽에 위치했던 SK케미칼 공장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됐다는 점도 이전설이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10여년 전 SK케미칼 공장 부지 개발 당시 SKC 수원공장도 용도변경을 통한 주거단지로 전환 가능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전비용, 수원공장의 중요도 등을 고려하면 이전설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원공장은 SKC 최초의 공장으로 현재도 핵심 생산시설로 가동 중이다. 이전을 위해 주요 설비 등을 분리할 경우 생산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공장 중단 등으로 실제 발생하는 이전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C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수원공장 부지의 개발 가치가 높다는 것은 SKC 측도 이미 오랜 기간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데에는 1호 공장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이전 비용 등 현실적인 부분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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