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대체 저희가 왜 2개월을 더 기다려야 합니까."최근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와 대화를 나눌 때다. 시멘트 가격의 인상 시점을 올해 11월 1일에서 내년 1월 1일로 늦춰 달라는 레미콘사들의 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11월과 1월의 차이는 꽤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시멘트 제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국제 유연탄 가격은 톤(t)당 최고 465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206달러)과 견줘 2배 넘게 올랐다.
환율 급등과 전기료 인상 여파까지 겹치면서 원가 상승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사들이 유연탄 가격 폭등으로 인해 판매 과정에서 손해를 입고 있는 금액은 매달 평균 약 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의 피해를 오롯이 이들만의 '사정'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시멘트값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당연하다. 하지만 건축자재 산업 간 같은 밸류체인에 속하는 레미콘 업계의 한숨 역시 예사롭지 않다.
오히려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시멘트에 물과 모래, 자갈 등을 섞으면 레미콘이 된다. 다만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 인상분은 레미콘에 곧바로 연동되지 않는다. 건설사와의 가격 협상이 일 년에 한 번꼴로 진행돼 협상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의 경우 영세한 경우가 많아 가격 협상력이 약하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다. 이에 반해 대기업인 시멘트사들은 레미콘 회사를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곳도 있어 가격 인상의 권한과 능력이 월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통 배틀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쌍용C&E의 대응법이 눈에 띈다. 최근 쌍용C&E는 시멘트 가격 인상 시점을 내년 1월 1일로 연기하기로 레미콘 업계와 합의했다. 올해 초에도 업계에선 유일하게 2월 1일에서 4월 1일로 인상 시기를 늦췄던 사실이 한차례 있다.
무엇보다 쌍용C&E가 2개월씩 미룰 때마다 그 배경으로 '상생'을 꼽은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지금 당장 재무제표에 적힐 손익보다 국내 건축자재 업계의 미래를 위해 레미콘 회사들과 인내의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멘트와 레미콘은 유사 업종으로서 맥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는 관계론에 다시 도달한다. 굳이 쌍용C&E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실익을 배려한 협상이 계속돼야 한다. 그러면 시멘트도 레미콘도 다시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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