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배당 분석]실적 악화 HDC운용, 오너일가 화수분 역할 지속할까정몽규 회장 일가 등장후 배당 확대…내년은 부담
윤종학 기자공개 2022-11-01 08:51:10
HDC자산운용은 2021년말 결산 기준 총 12억3200만원을 현금배당했다. 당기순이익으로 27억5900만원을 거둬들인 점을 감안하면 현금배당성향은 약 45% 수준이다.
HDC자산운용이 첫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17년이다. 지급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10억1100만원, 2018년 6억3200만원, 2019년 12억3200만원, 2020년 11억8500만원을 각각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39%에서 최대 44%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가 절반가량 급감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배당성향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도 종전대로 배당성향을 확대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HDC자산운용은 2022년 상반기 기준 순손실 8900만원을 기록했다. 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전반적인 증시 침체에 운용자금 이탈과 부진한 운용성과가 더해지며 나타난 결과다. 올해 6월말 기준 펀드 설정잔액은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9300억원)보다 1조원 줄어든 수치다.
하반기 들어서도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순손실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HDC자산운용은 펀드설정액 중 단기금융펀드(MMF)의 비중이 큰 하우스다. 유일한 단기금융펀드인 'HDC법인가입용MMF2호'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해왔다. 다만 6월말 이후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며 당시 1조2100억원이었던 설정액이 10월25일 기준 267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론 HDC자산운용이 올해도 배당을 이어갈 가능성은 열려있다. 배당은 상법상 주주총회를 통해 지급되며 당해년도에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그동안 쌓아둔 배당가능이익에서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HDC자산운용은 올해 6월말 기준 배당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처분 이익잉여금 102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10억원 안팎의 배당을 실시하는 데 큰 무리는 없는 셈이다.
HDC자산운용이 HDC그룹의 승계 지렛대 역할하고 있는 점도 배당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HDC자산운용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000년도에 설립한 운용사다. 설립 초 아이투자신탁운용이라는 사명에서 2012년 HDC자산운용으로 변경됐다. 정몽규 회장이 87.1%,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12.7%의 지분을 보유한 비교적 단순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던 중 2017년 정 회장과 이 명예회장의 자녀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며 변화가 생겼다.
2017년 말 정 회장의 개인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48.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정준선, 정원선, 정운선 등 정 회장의 세 아들이 각각 13%씩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지분도 장녀 이소윤, 차녀 이소민씨가 각각 6.3% 보유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정 회장의 세 아들이 주주로 등재된 2017년말부터 HDC자산운용이 배당을 실시하며 승계 자금 마련의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HDC자산운용이 정 회장의 세 아들이 주주로 등재된 후 2017~2021년까지 배당한 총금액은 52억9200만원이다. 단순 지분율로 보면 세 아들들에게 총 20억6380만원이 배당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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