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합 티빙 출범' 놓고 고려한 세 가지는 가격 인상 가능성 희박, CJ계열 콘텐츠만 공급 가능성도 낮아
김슬기 기자공개 2022-11-02 12:56:05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티빙과 KT시즌의 합병을 승인했다. 공정위가 OTT 기업결합을 승인하는데 있어 주요하게 본 부분은 구독료 인상 가능성, 합병 OTT 계열사의 배타적 콘텐츠 공급, 합병 OTT의 배타적 콘텐츠 구매 등 세 가지였다.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업체인 넷플릭스가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웨이브와 티빙, 쿠팡플레이 등의 2위 경쟁이 치열하다. 이때문에 통합 티빙이 출범하더라도 가격인상이 쉽지 않고 CJ 계열사 콘텐츠만 공급받을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합병으로 규모를 키워 구독자와 콘텐츠의 가짓수를 늘려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 OTT '1강 3중' 구도 되나, 쿠팡플레이 약진 '두각'
31일 공정위는 국내 OTT 사업자인 티빙이 KT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심사했고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티빙은 지난 7월 KT시즌의 흡수합병을 발표했다. 당시 평가된 KT시즌의 가치는 2500억원선이었고 통합 후 티빙의 가치는 2조2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심사를 할 때 이로인한 시장집중도 변화, 진입용이성 등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을 분석한다. 공정위는 이번 OTT 기업 심사에 있어 구독료 인상 우려를 우선적으로 봤다. 공정위는 통합 티빙의 시장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아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봤다.

모바일인덱스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시장점유율(산술평균 가준)을 보면 넷플릭스가 38.22%로 1위였고 웨이브 14.37%, 티빙 13.07%, 쿠팡플레이 11.8%, 디즈니 5.61%, 시즌 4.98%였다. 티빙과 시즌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9.35%지만 중복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점유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의 시장 지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데다가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과 함께 10%대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게 된다. 통합 시 웨이브나 쿠팡플레이를 앞설 가능성이 높지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이를 장담하긴 어렵다. 쿠팡플레이가 올 들어 'SNL코리아', 드라마 '안나' 등 오리지널 콘텐츠 뿐 아니라 스포츠 독점 중계 등으로 성장폭이 크다.
이 때문에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3개 업체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더라도 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티빙은 이번 통합으로 KT 가입자들에게 기본 어플리케이션으로 탑재, 앱 접근성을 높히고 규모를 키울 것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가입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 CJ 계열사, 티빙에만 콘텐츠 공급 가능성 낮아…다양한 OTT 판로 확보가 더 유리
공정위는 가격 인상 이슈 외에도 합병 OTT 계열사의 배타적 콘텐츠 공급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티빙은 기업집단 CJ에 속해있다. CJ그룹은 CJ ENM을 중심으로 여러 제작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CJ ENM 산하에는 스튜디오드래곤, CJ ENM스튜디오스, 피브스 시즌 등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고, 각 자회사는 또다른 제작사를 거느리고 있다.
CJ 계열 드라마 스튜디오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티빙 외에도 다양한 판로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애플TV 등 다양한 OTT와 공급계약을 하고 있다. 티빙에만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경우 매출 및 이익 손해가 크다. 대략 매출액 3분의 2를 포기해야 한다.
반대로 티빙이 CJ 계열의 콘텐츠만 공급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다. 티빙 내에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OTT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분을 섞은 KT 계열사의 콘텐츠 공급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선택지를 넓히는 쪽이지 독점적인 공급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공정위는 "티빙·시즌 간 기업결합은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는 없으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합병 OTT 출범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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