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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시즌', 통합시 합병비율 산정 '핵심' 외부 공개 안 된 시즌 가치가 '관건'…티빙, '제2의 네이버멤버십' 효과 볼까

김슬기 기자공개 2022-06-02 12:55:5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의 티빙(TVING)과 KT의 시즌(seezn) 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쟁점으로 떠오를까. 결국 양사의 가치에 따른 합병비율 산정이다. 양사 모두 내부적으로 OTT 플랫폼 통합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가 가진 장점이 다른만큼 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

시장에서 보는 티빙의 가치는 명확하다. 티빙은 올 초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티빙의 지분가치(Equity Value)는 1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KT시즌의 가치는 베일에 싸여있다. 연초 투자 유치를 추진하다가 인기가 없어 중간에 중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밸류를 주긴 어려운 상황이다.

◇ 티빙, 에퀴티 가치 1조6000억…투자 어그러진 시즌, 가치 평가 방법은

2020년 10월 CJ ENM에서 물적분할된 티빙은 설립 1년여만에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사업 초기 SLL(옛 JTBC스튜디오), 네이버 등의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면서 콘텐츠 확보 뿐 아니라 이용자수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두 회사 외에도 올 초 재무적투자자(FI)인 JCGI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높였다.

JCGI 투자가 이뤄진 올해 2월 티빙의 에쿼티 밸류는 1조5840억원 수준이다. 2021년 1월 SLL로부터 자금유치를 받을 당시 에쿼티 밸류는 360억원선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1년새 43배 가치가 높아졌다. 같은 해 6월 네이버가 투자했을 때에는 2600억 밸류로 평가받았다. 누적 외부 투자액은 4500억원 정도다. 2021년말 티빙 현금성자산은 1145억원선이다.

외부에서 보는 티빙의 가치는 비교적 명확하다. 시장의 평가를 이미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티빙은 CJ ENM,스튜디오 드래곤, SLL에서 만들어지는 다수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를 늘리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아시아 최초로 론칭한다.

KT에서 분사했고, 현재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있는 KT시즌의 가치는 외부에 공개된 부분이 적다. 지난해 8월 분사됐기 때문에 법인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아 감사보고서를 공개할 의무도 없다. 현재 시즌의 지분 100%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 역시 2021년 3월에 등기를 마쳐 감사보고서가 없다.

다만 KT 사업보고서상 KT스튜디오지니의 2021년 매출액은 900억원, 당기순손실은 164억원선이었다. 현재 해당 법인은 지니뮤직(35.97%), 스카이라이브티브이(26.69%), 스토리위즈(100%), 미디어지니(100%), KT시즌(100%) 등을 모두 거느린 중간지주사로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KT시즌은 연초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위해 FI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했으나 인기가 없어 투자유치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 따르면 KT시즌이 원했던 눈높이는 1조원 이상이었고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는 이보다 낮았다. 모회사가 KT라는 것 외에 OTT에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결국 투자 유치가 되지 않아서 잠정 보류 상태로 남았다.

◇ KT스튜디오지니 투자로 엿본 시즌 가치, 2000억~3000억?

결국 티빙과 시즌 OTT 통합에 있어서는 KT시즌의 가치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시즌의 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합병 비율이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티빙은 이미 외부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납득할만한 밸류여야지 합병을 통한 지분 희석을 감내할 수 있다.

KT시즌은 최대한 자사 OTT의 강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이 아직 OTT로서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KT가 가진 통신가입자 수를 감안하면 티빙이 얻을 MAU 증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이다. 지난 4월말 기준 티빙과 시즌의 MAU는 각각 387만, 144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KT와 손잡으면 통신사를 쓰는 사람들의 유입을 가져올 수 있다. 과거에도 KT와 CJ ENM은 협력을 해왔다. 2018년 KT 계열인 지니뮤직은 '엠넷닷컴' 운영사인 CJ디지털뮤직 인수를 계기로 CJ ENM 고객 흡수와 더불어 음원 유통권도 확보하면서 외형을 확대할 수 있었다. 지난해 티빙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계기로 MAU를 3배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즌의 MAU 중 유료가입자 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중요하다. MAU는 플랫폼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사용하는 유저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료가입자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현재 시즌 사용자면서 이미 티빙 사용자일 수도 있고, 시즌 사용자면서 네이버멤버십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 합병 후 티빙으로 순수하게 유입될 수 있는 가입자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과 강호성 CJ ENM대표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사업협력위원회를 조직했다. KT 측에서는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 권오륭 그룹제휴실장 등이 속해있고 CJ ENM에서는 홍기성 IP사업본부장, 박천규 경영지원실장 등이 들어가있다. 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전방위적인 콘텐츠 시너지 뿐 아니라 재무적인 측면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만큼 시즌 합병의 첫 단추는 이미 끼워졌다는 해석이다. CJ ENM이 10% 미만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KT스튜디오지니의 에쿼티 밸류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가 보유한 자회사들의 장부가액 총합은 1337억원으로 이 중 KT시즌(342억원)은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KT시즌의 가치는 2000억~3000억원대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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