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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EB 조기상환에도 문제없는 현금보유고 EB 상환과 보상금 합쳐 4200억 유출… 별도 기준 유동성 1조7000억 '튼튼'

황원지 기자공개 2022-11-02 12:56:0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6:3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하반기 현금 유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해외 교환사채(EB) 약 380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2년 전 EB는 3400억원 규모였으나 환율이 오르면서 상환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최근 데이터센터 사태로 지급해야 할 보상금 규모도 4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현금보유고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 2분기 순차입금 상태로 전환, 현금보다 차입금이 더 많다. 하지만 단기금융상품이나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등 올해 안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산을 합치면 1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현금흐름엔 무리가 없다.

◇주가 하락에 EB 3800억원 조기상환... 데이터센터 직접보상 400억원 예상

카카오는 지난 28일 3억달러 규모(당시 환율 기준 약 3400억원)의 교환사채 중 90%에 달하는 2억6830만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3800억원)를 조기상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EB의 만기는 내년 4월이지만, 반년 앞서 조기상환 청구권이 행사됐다. 이날 조기상환되지 않은 EB 중 900만 달러는 카카오의 자사주로 교환됐다. 남은 EB의 총액은 2280만 달러(약 323억원) 규모다.

조기상환권 행사 이유는 주가 하락이다. 해당 EB는 발행 당시 교환가액이 9만5359원, 만기 및 표면이자율이 0%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얻을 이자수익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 주가가 4~5만원대로 하락하면서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외려 손해가 발생하게 됐다. 여기에 채권 만기이자율도 0%라 투자자들이 내년까지 기다릴 이유도 없었다.

최근 오른 환율이 현금 유출 폭을 키웠다. EB 발행 당시(2020년 10월) 달러당 1100원대였던 환율은 최근 1400원대까지 치솟았다. 3억 달러 EB의 원화 환산액도 2년 전 3400억원이었으나 현재 기준으로는 약 4200억원에 달한다. 환율이 고점을 찍은 지금 조기상환이 이뤄지면서 현금 유출액(3800억원)도 예상보다 늘었다.

여기에 최근 데이터센터 사태에 따른 보상금으로 약 400억원의 추가 현금유출이 예상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정기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액에 대해 “현재까지 집계된 규모는 4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료 서비스 이용객에 대한 보상 외에 무료 서비스 이용객 보상(간접 보상)의 경우 아직 집계 중에 있어 보상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 금액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전 계열사의 보상액을 합친 것으로, 카카오 본사 차원의 현금유출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올 하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출 규모는 평상시보다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18년에서 2020년까지 계속해서 1000억원~8000억원 규모 순유입(+)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224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약 3800억원의 EB를 조기상환하면서 재무현금흐름 유출도 커질 전망이다.



◇순현금은 깨졌지만 유동성 충분... 꾸준히 증가하는 영업현금흐름도 주목

잇따른 유출에도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카카오의 올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 4조3072억원, 별도기준 8239억원이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경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가 많아 자체 유동성을 보려면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을 살펴야 한다.

카카오의 현금 관련 지표는 최근 악화했다. 지난 2분기 순현금이 깨지면서다. 순현금이란 전체 보유한 현금성자산에서 빌려온 돈인 총차입금을 뺀 금액으로, 회사의 자체 현금을 살필 때 보는 지표다. 카카오는 한국기업평가 기준 지난해 순현금 4818억원을 기록했으나 올 2분기 909억원의 순차입 상태로 전환했다.

그러나 단순 현금 외에 빠른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까지 포함하면 유동성은 충분하다. 예적금 등 단기금융상품이나, 수익증권 및 펀드 등으로 구성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의 경우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카카오의 당기금융상품은 1810억원, 당기손익금융상품은 7574억원으로 합치면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영업현금흐름도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는 매년 영업현금흐름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4500억원에서 2019년 5300억원, 2020년 63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81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100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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