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상폐 제도]'부동산업 진출' 에이치앤비디자인, 흑전 희망 품는다⑧사업목적 190여개 난립, 본업 '오리무중'...'대한종건' 인수 후 합병할 듯
신상윤 기자공개 2022-11-09 08:07:31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기준 완화에 나섰다.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상장폐지 제도 개선'을 위해 실질심사 사유를 확대하고 대체할 수 있는 요건은 삭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계속성과 펀더멘털을 고려해 상장폐지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투자자 피해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더벨이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완화를 앞두고 관련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4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기업 '에이치앤비디자인(HNB디자인)'이 길을 잃었다. 출발은 보조배터리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주업이었지만, 1년 넘게 이어진 지배구조 손바뀜 속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중단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수익성 악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건설사 '대한종건' 인수로 부동산 관련 사업에 발을 뻗었다. 현행 제도에선 올해까지 적자가 계속되면 내년에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만큼 경영 정상화 궤도로 올라가기 위한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전략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최근 건설사 대한종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 골자다. 올해 8월 주식양수도계약을 맺고 계약금 60억원을 지급했으며, 1~2차 중도금 40억원 납입을 마친 상황이다. 내년 1월 초 잔금 100억원을 치르면 대한종건은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대한종건 인수를 마치면 합병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 1631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한 대한종건을 합병하면 올해도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에이치앤비디자인 손익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잔금 납입일과 합병 절차 등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 이후에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2019년부터 시작된 영업손실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연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현행 제도에선 내년 관리종목 편입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에서 관련 제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행 여부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해 7월 경영권 매각을 시작으로 계속된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진 교체 등이 이어지고 있다. 보조배터리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 사업이 주업이었던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배구조가 바뀔 때마다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진과 사업목적을 바꿔왔다. 실제로 올해 7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정관에 담게 된 사업목적만 190여 가지다. 사업목적에는 의약품과 블록체인, 건강기능식품, 가상자산, 콘텐츠, 부동산 등 산업을 망라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 15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주요 사업부문이었던 사물배터리(BoT, Battery of Things)는 정리 수순을 밟았고, 기존 스마트폰 액세서리에서만 소액의 매출액이 발생한 상황이다. 그나마 연결 기준으로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등을 통해 외형을 키운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수익성 측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에이치앤비자인은 대한종건 인수와 맞물려 부동산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대한종건 인수 계약과 동시에 5건의 부동산 분양 광고 용역을 확보한 것이다. 단일 계약 금액이 많게는 353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다만 부동산 분양 광고 특성상 실제 분양 계약까지 성사되어야 매출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최근의 불확실한 경제 환경 등까지 고려하면 손익지표 개선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치앤비디자인 관계자는 "올해 12월까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대한종건 잔금을 치르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자회사 등의 사업부문을 반영하다 보니 정관상 사업목적이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향후에 일부 조정 절차를 거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거래소의 장기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제도 지정 폐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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