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라임 징계 파장]지배구조 안정화 9부 능선서 암초 만났다손태승 회장, ‘지주사 출범·완전 민영화’ 일등공신…이사회 중심 경영체제 구심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2-11-10 08:18:1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9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의 완전 민영화에 이은 지배구조 안정화가 9부 능선에서 복병을 만났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 중심으로 짜여진 지배구조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제재심으로 균열을 만들고 있다.손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우리은행의 부실 꼬리표를 떼고 우리금융지주를 출범시킨 일등공신이다. 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해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확립했다. 손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와 사업 등 모든 면에서 안정감을 높여갔다. 우리금융은 이번 당국의 결정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위원회는 제20차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확정했다. 이는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 결정을 내린 지 1년 6개월여 만이다.
손 회장이 문책 경고를 받으며 우리금융은 비상이 걸렸다. 내년 초 손 회장의 임기만료가 돌아오는 만큼 이번 징계 결과는 지배구조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의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이다. 직무정지는 향후 4년간, 문책경고는 향후 3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이번 결정 이전부터 금융권에선 징계 수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손 회장의 연임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내년 손 회장의 연임이 점쳐 졌었다. 이런 가운데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우리금융 안팎의 위기감이 높아졌다.
물론 손 회장이 DFL 때처럼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연임은 가능하다.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실제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과정만 최소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그 사이 징계 효력은 손 회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연임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손 회장과 우리금융의 부담감은 높아질 수 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어수선하던 조직을 빠르게 수습하고 정상화 하는데 기여했다. 취임 초기부터 3대 경영방침으로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지는 조직,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제시하며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 계파 갈등을 끝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은행은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간 합병(M&A)으로 탄생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 은행이 도산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강제로 두 은행을 합병했다. 2000년 한빛은행이 출범하고 또 우리은행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며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이런 가운데 손 회장이 취임하며 갈등을 봉합해나갔다.
손 회장은 지속가능 성장여력을 만드는 일에 매진했다.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를 다시 출범시켰고 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겸직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비이자이익 개선 등 비전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했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하며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했다. 이를 계기로 은행에 대한 순이익 의존도가 90%를 넘어섰던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의존도를 80%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동시에 비이자이익도 확대되며 포트폴리오도 균형을 맞춰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도 성공했다. 과거 공적자금 수혈로 우리금융 1대 주주로 있던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12월 지분 9.33% 매각을 통해 8977억원을 수익을 얻었다. 또 올해 5월 지분 2.3%를 추가 매각해 2550억원의 수익을 냈다. 예보는 투입한 공적자금 12조7663억원을 전액 회수하고 약 956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잔여지분 1.3%를 팔면 수익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완전 민영화 이후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체제를 통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과점주주마다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파견해 주주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경영에 조력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로 탄생한 이사회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 손 회장이다. 이사회로 대표되는 과점주주들은 손 회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경영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을 끌어올린 손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이후 매분기 최대 실적기록을 갱신하며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 경쟁 금융지주사 가운데 성장률 면에서 단연 최고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향상된 이익창출력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죽지세다.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실적을 초과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3분기 누적 기준 2조661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올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순이익 기록을 초과 달성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또 다시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향후 대응방안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사항 없고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겠다”라며 “이번 결정과 관계 없이 우리금융그룹은 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화와 국민경제의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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