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이 지급지연' 고팍스…구원투수 등장 가능성은? 고정형 상품 전체 원금 320억원…바이낸스 투자 받아 유동성 공급할 가능성 커
노윤주 기자공개 2022-11-28 10:09:2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제공하는 예치이자 상품 '고파이'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 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Genesis Global Capital, LLC, 이하 제네시스)'이 출금 및 상환을 중단하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전달됐다.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6억원에 불과하다. 당장 만기가 도래해 지급해야 할 고파이 예치원금 46억555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고팍스는 투자를 받아 고객에게 고파이 원리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사실상 투자금 대부분을 고파이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상황에서 흔쾌히 투자를 결정할 구원투수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원금 46억원 상당 고정형 상품 원리금 지급 지연
고팍스는 지난 23일 저녁 공지사항을 통해 고파이 고정형 상품 출금이 지연된다고 밝혔다. 자유형 상품은 지난 16일부터 원리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고파이는 특정 기간 정해진 가상자산을 예치해 두면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고팍스에서 판매하지만 실제 운용은 제네시스에서 진행한다. 제네시스는 고팍스 2대 주주인 디지털 커런시 그룹(DCG)의 자회사다.
제네시스는FTX 사태 발생 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가상자산 대출 및 상환을 전면 중단했다. 파산설도 대두됐지만 제네시스는 채권자들과 협의 해 파산 없이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팍스도 제네시스와 대화를 진행 중이지만 원리금 상환에 대해서는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가 원리금 지급 지연을 예고한 상품은 128차, 131차, 133차, 135차 총 네 개다. 가상자산 종류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폴리곤매틱(MATIC), 유에스디씨(USDC) 등이다. 대부분 예치기간이 끝났거나 이달 또는 내달 초에 만기가 도래한다.
이 네 개 상품 원금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46억5500만원이다. 내년 중 만기가 예정된 상품의 예치 원금 규모는 더욱 크다. 132차에서는 175억원을(793BTC), 134차에는 98억원(6155ETH)을 각각 모집했다.
◇현금 없는 고팍스…바이낸스 투자 받아 고파이 원리금 지급할까
고팍스는 원리금을 지급할 현금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6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5월 3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현금 보유량이 증가했지만 구체적인 보유량은 비공개다. 시리즈B 투자 내역을 감안해도 320억원 상당의 고파이 고정형상품 전체 원금과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자유형 상품 원금을 지급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고팍스는 추가 투자를 유치해 고파이 서비스를 정상화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라고 밝혔는데 협상 대상자로는 바이낸스가 거론된다. 바이낸스는 이미 한 차례 고팍스와 만나 지분인수를 논의한 적 있다.
현재는 실사 단계다. 고파이 서비스에 묶인 원리금 규모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는 6주 안에 고파이 서비스 정상화를 목표로 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모회사인 DCG의 고팍스 지분도 매각 대상으로 나올 가능성도 대두된다.
바이낸스 또는 그에 준하는 가상자산 업체가 고팍스에 최종 투자를 결정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바이낸스는 이달 초 FTX와 투자의향서 체결 후 실사 단계에서 인수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바이낸스 측은 "유동성을 제공하도록 지원하려 했지만 우리가 통제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 범위를 벗어났다"는 짧은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고팍스 역시 실사 단계에서 알려진 것보다 많은 고파이 부채가 확인될 경우 의향을 철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팍스가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파이 자금을 제공하려는 것에 공감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고객 자금을 무단 사용한 FTX와는 사례가 다르다는 의견이다. 고파이 상품설명서에는 운용사가 제네시스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 시세변동을 포함한 손실에 대해 고팍스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객과 지급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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