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IPO 회계 점검]쏘카, 지속성장 조건 이자비용 넘어서는 '가동률'이자비용만 107억, 영업흑자 불구 분기순손실 지속…최근 카셰어링 가동률 38% 수준
남준우 기자공개 2022-12-08 13:23:23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5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유경제 대표주자 쏘카가 설립 후 최초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회계업계에서는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자산을 구입해 단기간 빌려주는 특성상, 이용객의 차량 운행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 가동률이 아직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차량을 여러 곳에 배치하고 있어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비용' 중 차량 관련 이자비용이 대부분
쏘카는 올해 설립 11년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상장 전이던 올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올 3분기에도 매출 1170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2761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015억원)은 3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185억원)은 흑자전환했다. 기업분석 업체 CTT리서치는 쏘카의 2022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 4004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예상했다. 점유율 확장과 차량 운영 효율화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다.
회계업계는 쏘카가 성장성을 유지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차량을 단기 위주로 운영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문제 부분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아직 많다는 의견이다.
회계업계는 '금융비용' 계정에 주목했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 총 107억원의 금융비용을 썼다. 작년에 151억원을 쓴 것과 비교하면 약 30% 줄었다. 분기순손실은 1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21억원) 대비 손실폭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자비용'이다. 쏘카는 올 3분기말 기준으로 3708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이중 담보가 잡힌 유형자산 부채 규모는 총 2170억원이다. 차량렌탈자산 담보 차입금 1234억원, 사용권자산 관련 리스부채 669억원 등이다.
리스부채의 경우 연이자율이 약 3%에서 높게는 7.67%나 된다. 차량 구매자금으로 사용한 장기차입금의 경우 5.96%(폭스바겐파이낸셜) 등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 리스부채 관련 이자비용 36억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차입금 관련이다.
◇'차량 가동률' 아직 50%에도 못미쳐
단기 렌터카 사업 특성상 매출을 늘어나는 만큼 비용도 같이 늘어나는데, 수익성은 예측하기 힘들다. 공유 경제를 표방하지만 회사가 차량을 소유한 다음 차를 빌려주기에 렌터카 사업과 다를 게 없다. 장기 렌트카의 경우 차량 구매 비용과 대여 비용 정도만 고려하면 손익 계산이 크게 어렵지 않다.
대여 기간이 장기인 만큼 자산 가동률 예측이 쉽다는 의미다. 실례로 국내 1위 렌터카 기업인 롯데렌탈의 경우 장기렌탈이 렌탈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내외에 이르고 있어 수익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위인 SK렌터카도 70~80% 수준이다.
단기 렌터카는 다르다. 차량 구매 비용은 예측하기 쉽지만, 특정 지역에서 특정 차량이 어느 정도의 가동률을 보일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차량이 사용되지 않는 '공실 시간'이 생길 수 있다. 차량 한 대당 매출액이 장기 렌터카보다 낮아지면 손실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차량을 늘리지 않을 수도 없다. 서울, 제주도 등 단기 렌터카 수요가 많은 곳에서만 영업을 하면 성장률이 꺾인다. IPO 증권신고서에 다르면 쏘카 이용자 수 성장률은 2017년 33.93%에 달했으나, 코로나가 극에 달했던 2020년에는 -10.44%로 꺾였다. 작년에는 18.21%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동률도 높다고 보기 힘들다. 2019년 33.5%였던 차량 가동률은 지난 1분기말 기준으로 38%를 기록했다. 아직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꿔 말하면 절반 이상의 차량이 여전히 운행되지 않고 있는 시간이 더 많다는 얘기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운영 효율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하지만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와 비교했을 때 가동률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 향후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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