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은 정통 IB(기업금융)의 역할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입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업계 고위급 관계자의 말이다.증권사 IB 부문은 크게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부동산금융 등 영역으로 나뉜다. 이중에서도 DCM과 ECM, M&A는 '정통 IB' 사업으로 통한다.
2010년대 초반에만 하더라도 정통 IB는 성장과 함께 존재감을 키워갔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10년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의 부동산금융이 더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그 결과 국내 IB 수익의 약 70%를 부동산금융이 차지했다. 정통 IB는 화려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동산금융의 그늘에 가려져있었다.
다만 올들어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자금 시장 경색으로 부동산금융 시장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채안펀드로 당장 급한 불을 껐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증권사에는 벌써부터 칼바람이 불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희망퇴직이 공식화된 중형사 모두 부동산금융의 피해가 컸다. 희망퇴직 역시 부동산금융 사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축되는 부동산금융과 달리 정통 IB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내년에도 올해 만큼 기업들의 조달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중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한동안은 고금리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ELB와 유상증자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3~4월 실적발표, 주주총회, 상장폐지 시즌 유동성 위기를 맞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기 유상증자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장 흥국생명이 이달말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내년초에는 롯데케미칼(1조1000억원)이 유상증자 스타트를 끊는다.
기업이 어려워질수록 증권사에 자문 수요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통 IB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전체 IB 부문에서 존재감을 더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난히 힘들었던 올 한해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문제는 더 힘든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IB가 어떠한 솔루션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IB 경쟁력은 판가름 날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정통 IB의 귀환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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