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막차 CB점검]시티랩스, 기한이익 상실 맞물린 '케어랩스' 매각 눈길⑦8·9회차 121억 콜옵션, 계약금 활용 담보 채무 해소…내년 초 유증·잔금 557억 유입
신상윤 기자공개 2022-12-23 08:01:17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문기업 '시티랩스'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비주력 계열사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면엔 전환사채(CB) 등 차입금 담보인 자회사 '케어랩스'로 인한 반대매매 같은 자산 피해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시티랩스는 비주력 계열사 '케어랩스'와 '아이지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케어랩스는 모바일 헬스케어 및 뷰티케어 플랫폼 사업을 영위한다. 시티랩스는 케어랩스 최대주주 지분 423만8860주(23.27%)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 상대방은 원익홀딩스다. 내년 1월17일 계약 종결일로, 양도금액은 647억원에 달한다.
복층유리 생산설비 제조기업 '아이지스'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2016년 11월 인수해 지분 100% 자회사였다. 올해 초 지분이 55.56%까지 낮아진 가운데 지난 9월 잔여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된 아이지스의 잔여 지분의 양수도 일정이나 금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ITS 전문기업 시티랩스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2015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3월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사유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됐다. 외부 감사인도 '계속 기업 불확실성'을 지닌 곳으로 평가했다. 신용평가기관 SCI평가정보는 시티랩스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했다.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불안한 등급이다.
시티랩스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칼을 꺼낸 배경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시점을 두곤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특히 옐로모바일 등이 여전히 주요 주주이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창업자는 최근까지 시티랩스 주요 경영진이었으며, 조영중 대표도 '옐로모바일 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매각에 나선 '케어랩스'에 주목한다. 케어랩스 지분은 상장사인 만큼 자산가치가 높다. 시티랩스가 케어랩스 지분을 담보로 CB 및 금융권 차입을 활용한 까닭이다. 시티랩스가 담보로 제공한 케어랩스 주식은 8·9회차 CB를 비롯해 한화투자증권, 하나증권, 원익홀딩스 등에 419만88899주다. 시티랩스가 보유한 케어랩스 주식의 99.1% 규모다.
이와 관련 시티랩스는 "케어랩스 보통주식이 담보로 제공된 채무에 기인하는 반대매매 등의 자산피해에 대한 높은 위험을 해결하고자"하는 목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즉, CB 인수자 혹은 차입처 중에서 반대매매에 상응하는 권리 행사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8·9회차 CB는 올해 하반기 기한이익을 상실해 상환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자 등의 채무 이행이 일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티랩스는 케어랩스 지분 매각을 결정한 지난달 28일 CB 콜옵션을 행사해 8회차 70억원과 9회차 51억원을 만기 전 취득했다. 지난해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전 발행돼 콜옵션 행사 비율에 제한이 없었다.
콜옵션 자금은 원익홀딩스에 케어랩스를 매각하면서 받은 계약금 190억원이 활용됐다. 같은 날 시티랩스는 한화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원익홀딩스 등의 차입금까지 상환하면서 케어랩스 지분 매각의 걸림돌도 제거한 상황이다.
관건은 시티랩스가 내년 투자주의 환기종목 해제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계속 기업 불확실성 해소로 한계기업 이미지를 탈피하느냐다. 시티랩스는 현재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케어랩스 매각 잔금 457억원도 유입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하면 총 557억원이 곳간에 채워지는 셈이다.
유상증자 투자자로는 코스닥 상장사 옵트론텍이 나섰다. 옵트론텍의 오너 임지윤 대표는 엠피대산과 엔시트론, 해성옵틱스, 녹원씨엔아이 등 다수 상장사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티랩스 투자 결정을 계기로 케어랩스 등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더벨은 시티랩스 측에 전화 문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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