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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투자유치 난항, 중국·거버넌스 이슈에 발목 잡혔나 낮은 지배력·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 부각, RCPS서 대출 병행 전략 '선회'

김예린 기자공개 2023-01-11 08:15:5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업체 엔켐의 투자유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작년 초 4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1000억원밖에 조달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과의 미팅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펀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유치 전략도 거듭 달라지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현재 3000억원을 투자받기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투자자들과 협상 중이다. 해외 대규모 설비 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 수혈 차원이다.

엔켐은 작년 3월부터 4000억원 규모 펀딩을 시작해 그해 4월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다만 나머지 3000억원 조달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엔켐이 1년 가까이 투자유치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출처=엔켐
펀딩 난항의 배경으론 지배구조의 한계가 꼽힌다. 엔켐은 창업 이후 전해액 공장 증설 과정에서 투자자를 여럿 유치하면서 창업주 지분이 많이 희석됐다. 창업주 오정강 대표의 지분율은 22.53% 수준이다. 특수관계인 및 오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어트그룹의 보유 지분(6.68%)도 포함한 수치다. 이외 브라만피에스창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16%), 전해액 제조업체 천보(9.3%), 이르케피에스창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1호(5.21%)가 주요 주주다.

창업주의 지분율은 낮은데 외부 투자자들의 엑시트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특히 FI 보유분의 주식 락업(의무 보유)이 작년 말 해제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FI가 나타나기 어려운 이유다.

엔켐 전문분야인 전해액 기술 경쟁에서 중국업체들이 바짝 뒤쫓는 상황도 한계로 꼽힌다. 새롭게 진출한 NMP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NMP는 리튬이온배터리(LIB) 양극재 제조공정의 용매다. 사용한 폐NMP는 회수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를 높여 재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재원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해액 자체가 배터리 밸류체인 내에서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는 아니다”라며 “엔켐의 글로벌 점유율이 톱티어 수준인 건 맞지만, 중국업체들도 많이 따라잡고 있고, 엔켐이 쓰는 전해액 원료인 리튬염 자체도 중국산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NMP 재활용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폐NMP를 리사이클한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져 직접 새 제품을 사다 나르면서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펀딩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자금 조달 전략 역시 거듭 바뀌고 있다. 본래는 전부 R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작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병행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근래 1000억원은 RCPS를 발행하고, 나머지 2000억원은 대출을 받는 형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모대출펀드(PDF)를 운용하는 FI를 찾거나, 일반적인 은행 담보대출 성격의 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지분 희석 가능성은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RCPS와 BW 발행을 검토해왔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커졌다”며 “주가가 오르면 최대한 높은 밸류에 투자를 받고자 했으나 주가는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듭 투자 구조와 전략을 바꾸다가 대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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