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올해의 딜'로 꼽히는 메디트를 손에 넣으면서 과거 ING생명 딜이 다시 한 번 회자되고 있다. 첫 우선협상이 불발된 딜에 깜짝 등판해 보다 유리한 조건에 알짜 매물을 바이아웃하는 전략이다. 이번 메디트 역시 ING생명 인수 스토리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이하 UCK)로부터 메디트 지분 99.5%를 2조4000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MBK는 첫 번째 우선협상대상자(우협)였던 칼라일·GS 컨소시엄 우선협상이 깨진 이후 투자를 타진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레시브 딜로 전환된 이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기존 원매자들이 참전했다. 다만 매도인과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아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MBK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UCK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서도 MBK의 등판은 협상 국면을 단번에 뒤집을 카드였다. 이 판단은 변곡점이 됐다. 기존 거론되던 인수가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매도인은 악조건 속에서도 가격 할인을 상당 부분 방어했다는 평이다. 한때 메디트 몸값으로 2조원 초반대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MBK 입장에서는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빅딜을 성사할 수 있었다.

ING생명 인수전에서도 MBK는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첫 우협과의 협상테이블이 엎어진 매물에 인수자로 뛰어들었다. 통상적으로 첫 원매자와 협상이 불발되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2012년 당시 매각을 타진하던 ING생명은 KB금융을 우협으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2조2000억원 규모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듬에 재개된 매각전에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한 쟁쟁한 원매자들이 뛰어들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보고펀드 등이 인수 후보자 물망에 올랐다.

결국 승기를 잡은 곳은 MBK였다. 메디트 인수전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우협으로 참전해 첫 우협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가져왔다. 2013년 8월 MBK는 ING생명 한국법인 지분 100%를 약 1조8000억원에 매입하기로 SPA를 체결했다. 당초 인수가보다 20%가량 할인된 가격이었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한 원동력에는 MBK 특유의 딜 결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