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다짐]카카오, '먹통방지' 투자로 약점 보완하나⑤향후 5년간 공격적 투자 예고, '그룹 근간' 카카오톡 안정성 극대화
황선중 기자공개 2023-01-16 13:14:50
[편집자주]
2022년 10월 15일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메신저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카카오였기에 화재사고의 사회·경제적 파장은 컸다. 카카오의 성장과 변신은 이를 계기로 또한번 시험대에 섰다. '다짐보고서'에 집약한 소비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신뢰 회복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카카오의 다짐과 이를 통해 그릴 미래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른바 '먹통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카카오의 다짐은 말로만 끝나지 않는다. 인프라 재정비부터 전문조직 마련, 서비스 안정성 강화,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모든 재발방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5년 동안은 지난 5년간 투자했던 금액의 3배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일각에서는 다소 과도한 투자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지만, 카카오는 이번 기회에 과감한 투자로 '철옹성'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혹여라도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 기업 신뢰도 측면에서 치명적인 타격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재발방지책 마련을 단순 비용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톡 불안정이 낳을 '나비효과'
카카오의 근간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이다. 이용자가 얼마나 많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높은 안정성 유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먹통사태 발생 직후 경쟁사인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라인' 신규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는 점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더군다나 카카오는 압도적인 카카오톡 이용자수를 자양분 삼아 단기간에 거대 그룹사로 거듭났다. 카카오톡의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98%로 전해진다. 카카오톡이 사실상 독점 수준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덕분에 카카오는 비교적 수월하게 게임, 핀테크, 모빌리티, 심지어 금융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문제는 카카오톡 위상이 약해질 경우에는 도미노처럼 그룹 전체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번 투자확대 결정은 그룹의 최대 불안요소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표면적인 명분은 재발방지이지만, 그 속에는 그룹의 고질적인 리스크 해소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의도까지 담겨있는 셈이다.
여기에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는 먹통사태로 국민적인 비판과 함께 정치권의 공세에도 시달렸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사태 직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머리를 숙였다. 국회는 플랫폼 기업의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일명 '카카오 먹통 방지법'도 통과시켰다.
◇"3배 이상 투자" CAPEX 얼마나 늘어날까
앞으로 관건은 카카오가 성실히 투자를 집행하느냐다. 카카오의 지난 5년(2018~2022년) 연결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도합 9000억원~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CAPEX는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카카오가 5년간 영업활동에 필요한 건물과 시설, 장비 등 유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9000억원 넘게 썼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향후 5년 동안은 해당 수치의 3배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단순 계산하면 앞으로 3조원 가까운 CAPEX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의 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보유 규모는 5조7096억원이었다.
구체적인 투자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부문장은 지난해 12월 '이프 카카오' 행사에서 "IT엔지니어링 거버넌스 강화, 인재 확보, 비상대응계획(BCP) 외부자문, 기술 연구개발(R&D)와 오픈소스화, 삼중화 플러스 알파의 재해복구(DR) 아키텍처 구현, 멀티클라우드 등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언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엔씨소프트,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 기회 눈앞
- [2024 이사회 평가]넥슨게임즈, 사외이사 1인...견제기능 '약점'
- [2024 이사회 평가]위메이드 이사회, '오너' 견제 가능할까
- 펄어비스, 1500억 현금 유출에도 재무체력 '거뜬'
- [2024 이사회 평가]전열 정비하는 카카오게임즈, 경영성과 '아쉽다'
- [지스타 2024]방준혁 넷마블 의장 "적어도 5년간 '트랜스미디어' 기조"
- [Earning & Consensus]펄어비스 3Q 관전포인트 '비용'
- [컨콜 Q&A 리뷰]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번엔 출시할까
- 위메이드, '히트메이커' 손면석과 연결고리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