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 불황 이겨낸 SBI인베스트먼트, 'VC AUM 1조' 임박펀딩액 2059억·5년래 최대, 오버클로징 '뉴딜펀드' 주축
이명관 기자공개 2023-01-19 08:09:1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은 VC업계에 '불황'이었다. 불과 2021년까지 봄날을 만끽했던 벤처캐피탈(VC)에겐 다소 어색한 단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금리 상승 속에 VC업계는 지난해 투자는 물론 펀딩, 회수시장까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이 가운데 그간 LP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놓은 VC들은 순조롭게 펀드를 결성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 중 한 곳이 SBI인베스트먼트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오버클로징한 뉴딜펀드를 필두로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더벨이 국내 65개 VC를 대상으로 집계한 '2022년 VC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딩액은 2059억원이다. 전부 벤처조합이다. 사모펀드는 없었다. 지난해 사모펀드의 경우 펀딩보다는 관리와 회수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새롭게 결성한 펀드는 △2022 삼성 SBI ESG 펀드(460억원, Co-GP 지분율 감안 리그테이블 반영액 230억원) △2022 SBI 혁신성장 펀드 (1384억원) △에스비아이-케이아이에스 2022 비아이씨(Best-In-Class) 3호 투자조합(215억원) 등이다.
이들 중 단연 눈에 띄는 벤처조합은 1000억이 넘는 대형 펀드인 2022 SBI 혁신성장 펀드다. 이 펀드는 한국산업은행의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결성했다. 펀드를 결성하는 데 무려 9개월여나 걸렸다. 위탁운용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통한 6개월인데, 기한을 연장했다. 펀딩 시장이 경색된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펀딩 막판 예상보다 마케팅 반응이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추가로 시간연장을 요청했다.
실제 SBI인베스트먼트는 최소 결성액과 목표액을 넘어서 오버클로징에 성공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경쟁한 분야는 블라인드 펀드 소형 분야였다. 소형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총 2800억원이었다. 총 7개 운용사를 선정해 400억원씩 배정했다. 최소 결성액은 1000억원이었다. 초기 SBI인베스트먼트의 목표치도 이정도 수준이었다.
시장에선 선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금리 상승 기조 속에 펀딩 시장이 어려뤄진 상황에서 올린 성과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이를 기점으로 펀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민간투자 자금이 대부분 채권으로 쏠렸다. 벤처캐피탈에 출자할 자금이 사실상 마른 셈이다. 연기금과 공제회도 마찬가지였다. 연간 사업계획에 명시된 자금 정도만 출자한다. 추가로 배정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부 출자기관들은 공표했던 출자 계획을 철회하는가 하면 약속했던 출자까지 철회하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정부 출자사업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운용사들이 펀드 결성 기한 연장 요청을 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근래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 전반적인 운용자산(AUM)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SBI인베스트먼트의 AUM은 1조1914억원이다. 순위표에선 2021년 15위에서 14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AUM 1조원에 이르는 VC들의 경우 순위 변동이 어려운데, 나름 선전했던 셈이다.
특히 VC부문 단독으로 AUM 1조원이 임박했다. VC AUM은 9773억원이다. 올해 단일 부문 AUM 1조원 달성도 사정권에 들어온 셈이다. 2022년 11곳의 벤처캐피탈이 VC AUM 1조원을 넘어섰다. 대형 벤처캐피탈로 의미있는 성과다.
대형 펀드의 결성은 SBI인베스트먼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의 수익구조는 크게 세 가지다.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하는 대가로 수취하는 관리보수, 펀드 출자비율에 따른 수익배분, 기준수익률을 상회하는 경우에 받는 성과보수 등이다. 운용자산 증가는 관리보수 확대와 맞닿아 있다. 투자만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운용자산(AUM)의 증대는 회사 실적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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