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오른 HMM 매각]핵심은 지분 대부분 매각…대상은 포스코'산은·해진공' 지분 40.65% 매각 희망…안정성·시너지 높은 포스코 낙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26 08:14:5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민영화의 핵심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매각이다. 정부는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HMM 지분 총 40.65% 대부분을 매각해 완전 민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HMM의 경영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선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이러한 계획의 마침표를 찍을 매각 상대방으로 포스코그룹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와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등은 포스코그룹을 1순위 잠재 원매자로 설정해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한 사례와 비슷한 방식으로 HMM 매각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정부와 산은 등에 따르면 HMM 매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의돼 왔다. 이미 매각을 통한 HMM 민영화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 등 실제 HMM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진행됐다.
HMM은 현재 산은이 20.69%, 해진공이 19.96% 각각 지분을 보유해 1·2대 주주로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또 채권단으로서 HMM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HMM에 채권이 있는 다른 채권단과 함께 경영 정상화 등을 심의·의결 하는 등 주요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권자는 정부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산은의 최대주주이다. 동시에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및 산은 등은 해진공의 최대주주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뜻이 산은과 해진공을 통해 구현되는 구조다.
이번 HMM 매각을 주도하고 큰 틀의 의사결정을 하는 곳은 정부다. 앞서 HMM 매각을 위한 첫 관문인 컨설팅 자문사를 선정을 결정을 한 것도 정부의 차관급 회의에서였다. 컨설팅 이후 매각 공고를 내는 것도 오는 4월 20일 경 진행될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 회의’에서 결정된다.
그만큼 HMM 민영화는 정부의 의지가 크게 좌우한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군도 정부의 뜻과 의지에 부합하는 곳으로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 단계에서부터 정부가 제시하는 조건 등을 충족해야만 HMM을 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와 산은, 해진공 일각에선 이미 정부가 HMM 인수 후보로 포스코그룹을 점찍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HMM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풍부하고 기존 사업과의 포트폴리오 효과와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서 한화그룹을 원매자로 낙점하고 딜(Deal)을 시작했다. 산은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사전에 인수예정자를 미리 정해놓고 매각작업을 진행하되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 인수예정자에 우선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HMM의 경우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워낙 덩치가 크고 구주가 많은 상황이어서 매각이 최종 성공하려면 기존 주주와 원매자간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영화 과정에서 최대 이슈가될 HMM 영구전환사채(CB)와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도 정부와 뜻이 맞는 원매자가 필요하다. CB와 BW 규모는 약 5억3500만주로 알려졌다. 이는 HMM 상장주식수인 4억8904만여 주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해운업 경기가 하락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정부가 스토킹호스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사전에 원재자와 소통을 통해 우선매수권을 줄 뿐만 아니라 매각 조건 및 매각가 등도 협의가 가능하다.
현재 HMM 매각은 구주 인수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CB와 BW 부담까지 높아 원매자로선 부담이 크다. 이에 통상적인 경쟁 입찰 방식으로는 딜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및 산은 내부의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매각 준비 단계에서부터 정부가 포스코그룹을 원매자로 특정해 다양한 조건들을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물밑협상을 벌이고 최적의 조건을 찾는 과정을 통해 HMM 매각 및 민영화 성공을 담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HMM 매각 로드맵에 정통한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으로선 해운업 진출이 그룹 내 다양한 사업들과 시너지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HMM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동안 해수부나 해진공, 해운협회 등의 반발 등을 의식해 HMM 인수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는데, 정부에서 원매자로 낙점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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