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한계 넘어선 엔터사의 변신]하이브, 웃돈 주고 수퍼톤 인수 "AI오디오 비전 좋다"①게임·메타버스 계열사와 시너지 전망, 종합 엔터사로서 '모든 즐길거리 제공'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03 11:09:57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들이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플랫폼, AI,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지분인수 등 각종 투자를 단행 중이다. 아티스트의 활동기간과 상관없이 팬덤의 확장성을 제고하고 회사의 지속적 외형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종 목적만 같을 뿐 방향성과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각 엔터사가 그리는 미래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G-STAR) 2022'에서 선언했다. 하이브는 단순 연예기획사에서 벗어나 음악과 신기술을 융합한 종합 엔터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아티스트, 음악, 게임을 아울러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게 최종 목표다.하이브가 인공지능(AI)오디오 기업 수퍼톤을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수퍼톤은 AI오디오 기술을 활용해 무한대에 가까운 목소리를 생성해낼 수 있다. 고인(故人)이 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구현하는 것은 일례일 뿐이다. 하이브는 수퍼톤과 함께 음악사업에서 시너지를 내서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업적 시너지 외에도 하이브는 수퍼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퍼톤은 2021년 하이브에서 시리즈A 투자를 받을 때보다 기업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2021년보다 웃돈을 주고 경영권 지분을 매입했다.
◇수퍼톤 기업가치 상승, AI오디오 기술력 성장성 인정했나
하이브에 따르면 수퍼톤 지분 인수를 완료한 시점은 1월 초다. 하이브는 2021년 수퍼톤에 40억원 규모로 시리즈A 투자를 단행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지난해 3분기까지 31%, 이후 1월까지 7%를 추가매입하면서 수퍼톤 지분을 최종 56.1% 보유하게 됐다. 하이브가 수퍼톤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모두 490억원에 이른다.
수퍼톤의 기업가치는 불과 2년 사이에 크게 상승했다. 하이브의 투자금액을 역산해보면 2021년 1분기 시리즈A 투자를 진행할 때만 해도 수퍼톤의 기업가치(시가총액 기준)는 220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와 이번에 인수한 지분을 기준으로 보면 수퍼톤의 기업가치는 약 12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산출된다.
수퍼톤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된 덕분으로 보인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수퍼톤은 하이브가 처음 투자한 지 2년 만에 비약적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고 사업 적용분야의 다양성도 확보했다”며 “극사실적 연기와 가창이 가능한 수퍼톤의 AI음성 합성 기술에 하이브의 제작역량을 접목해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톤은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음성을 분리한 뒤 AI기술을 활용해 연기와 노래 등 목소리를 구현해낼 수 있다. 새로운 목소리를 무한하게 창조하는 것은 물론 나이와 성별에 맞춰 목소리를 변환할 수도 있다. 수퍼톤의 AI오디오 기술을 활용하면 영화 등의 대사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하이브가 당장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수퍼톤의 기술력과 성장성에 방점을 두고 지분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수퍼톤은 설립된 지 이제 3년차인 만큼 수익을 내기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
수퍼톤은 2021년 매출 6억, 영업손실 1억7000만원을 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도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억, 영업손실은 21억원이다. 하이브가 수퍼톤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한 만큼 앞으로 이런 적자는 하이브의 연결기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솔루션부문 ‘탄력’, 하이브IM과 시너지 낼까
하이브는 수퍼톤 인수로 솔루션부문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솔루션부문은 하이브가 영위하는 3대 사업부문의 한 축으로 음악에 기반한 공연, 영상 콘텐츠, IP(지적재산권), 학습, 게임 등 사업을 전개한다. 하이브의 IP을 활용해 각종 신사업을 펼치는 사업부문인 셈이다.
현재 하이브는 솔루션부문에 △하이브쓰리식스티(HYBE360) △하이브아이피엑스(HYBE IPX) △하이브 아이엠(HYBE IM) △하이브솔루션즈재팬 △하이브T&D재팬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수퍼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는 하이브IM과 하이브360과 하이브IPX 등이다. 하이브IM은 게임, 메타버스, AI 등 각종 선행 기술을 연구해 하이브의 음악과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릴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예컨대 하이브가 만든 게임에 소속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입히는 등의 역할을 수퍼톤이 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하이브360은 영화와 다큐, 예능 등 아티스트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하이브IPX는 IP를 활용해 공식상품 등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수퍼톤과 협력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 관계자는 “수퍼톤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오디오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수퍼톤이 하이브 솔루션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2024 이사회 평가]YG엔터, 빛나는 경영성과 뒤 불완전한 거버넌스
- [2024 이사회 평가]'팬덤 플랫폼 선두주자' 디어유, 이사회 기능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한 JYP엔터, 독립성은 '아쉬움'
- "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 '하이브 탈출 신호탄?' 뉴진스 제시한 14일 함의
- 뉴진스, 하이브와 '헤어질 결심'…계약상 법적 근거는
- [Earnings & Consensus]JYP엔터, '어닝 서프라이즈' 주인공…핵심IP 컴백효과
- [IP & STOCK]적자 발표에도 YG엔터 주가 견조, 증권가 재평가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적자 불구 ‘어닝 서프라이즈’ 평가…왜